돈만 잘 버는 회장님 NO… '신 기업가정신' 뜬다

최유빈 기자 2022. 10. 3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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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재계 리더십 新바람] ③ 국내 주요 기업들 '총수' 중심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

[편집자주]재계 총수들의 리더십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보수적이고 수직적이었던 조직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경청과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는 총수들이 늘고 있다. 세대교체도 활발하다. MZ세대(1980년~2000년 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 젊은 오너들이 기업들의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이 빨라지고 있다. 기업의 성장을 넘어 사회와 국가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신 기업가정신'도 보편화되는 추세다. 새로워진 재계의 리더십을 살펴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월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사 게재 순서
① '엄근진' 벗어 던졌다… 친근함 무장한 총수들
② 'MZ세대' 오너 등판… 기업 체질 바꾼다
③ 돈만 잘 버는 회장님 NO… '신 기업가정신' 뜬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총수를 중심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방향성을 재정립한 뒤 사회적 가치 실현에 나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신(新)기업가정신협의회를 발족하며 재계 변화에 힘쓰고 있다.


'상생·인재육성·탄소중립' 모두 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10월17일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 운영진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24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과 함께 사회공헌활동 방향을 재정립하는 내용의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사회공헌활동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삼성전자의 전문가 200명을 중소기업에 파견, 제조혁신 기술을 전수하는 '스마트공장 구축'과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Lab) 아웃사이드' 지원을 확대했다.

이재용 회장은 기술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17일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수상자들을 시상했다. 국제기능올림픽은 청소년 근로자들의 직업기능을 겨루는 국제대회로 삼성은 2007년부터 14개 관계사에서 국제기능올림픽 숙련기술 인재 1424명을 채용했다. 이 회장은 "젊은 인재들은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맨주먹이었던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엔 '신(新)환경경영전략'을 통해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으로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탈(脫)탄소' 포트폴리오 강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월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 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포괄하도록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파이낸셜 스토리 전략에 맞춰 정유·석유화학 등 탄소 위주였던 기존 사업을 친환경으로 전환한다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을 선언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13일 SK이노베이션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앞으로 펼쳐갈 다음 60년을 ESG에 빗대 설명했다. 탄소 배출 사업을 영위하는 SK이노베이션이 그동안 배출했던 탄소에 책임을 지는 것을 E(환경), 인간 위주의 경영을 S(사회), 동반자적 협업 관계가 구축되는 G(거버넌스)로 정의하며 ES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신 기업가정신'을 선포하며 재계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 기업가정신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기업의 기술과 문화,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하고자 출범했다.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국내 주요 기업 70여곳이 뜻을 모았다. 최 회장은 신기업가정신협희외 출범식에서 "이윤 창출이란 기업의 과거 역할을 넘어 주주, 협력사 등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효과만 61조원… 재계 총수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총력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10월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슈 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예방하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사진=LG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히는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총수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요 기업들은 전담팀을 만들고 총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유치 활동에 나서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다. 한국이 2030 세계박람회(부산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43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8조원의 부가가치가 예상된다. 고용 효과는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각국의 정상을 만나 부산 엑스포 표심 공략에 나섰다. 지난 9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멕시코와 파나마를 방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을 방문해 유치 활동을 벌였다. 11월엔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부산 엑스포를 홍보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 전담 조직(TF)을 구성했다. 최근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서도 TF 조직을 확장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10월4일 폴란드를 방문해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예방하고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한국이 세계적인 현안을 이끄는 리딩 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각 기업의 대표들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유치 활동은 교섭 국가와 신뢰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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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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