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에도 ‘음악 소리’…시민들 ‘아연실색’
[앵커]
수많은 구조대와 경찰, 그리고 시민들이 절박하게 심폐소생술을 벌이던 순간에도 바로 옆에서는 음악 소리가 계속 흘러나오고 업소 안에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시끄럽고 혼잡한 가운데 바깥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를 영상으로 지켜본 시민들은 아연실색하는 반응을 보였고, 무엇보다 현장 구조 활동에도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김효신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 직전, 인파가 물결치듯 밀려가고, 내리막길 아래쪽에서는 몸을 가누지 못해 넘어지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넘어진다, 넘어진다, 악! 어떡해."]
이 상황을 제 때 알았다면 길 위쪽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췄을 텐데, 십 수 미터 떨어진 거리에서도 상황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앞쪽에서는 압사 당하고 있는 와중에 뒤쪽에서는 그걸 못 듣고 계속 인파에 밀리는 상황이었나요?) 엄청 시끄럽기도 하고 노래 소리도 크게 나오고 하니까, 아무래도 거기서 들릴 수가 없죠."]
외국인들까지 뒤섞인 상황에서 현장 소음은 소통을 더욱 어렵게 했습니다.
[진영민/목격자 : "외국인도 있으니까 의사소통이 안 되면서 뒤로 돌아가려고 해도 (못 했고) 이게 죽을 수도 있겠다..."]
사고 직후 인파를 뚫고 진입을 시도하는 구급차.
[경찰관 : "나가세요. 나가세요. 나가세요."]
경찰이 앞서서 길을 터보려 해도, 음악 소리에 묻혀 현장 통제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주변 가게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는 구조 작업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필사의 심폐소생술이 벌어지던 그 순간에도, 바로 옆에선 이른바 '핼러윈 파티'가 계속됐습니다.
이를 영상으로 본 시민들은 하루 종일 안타깝다는 반응들을 쏟아냈습니다.
업소 안에선 바깥 상황을 정확히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과 구급대가 몰려드는 보기 드문 상황, 누군가 내부로 공유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영상편집:박철식/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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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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