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은 아씨들' 전채은 "임팩트 컸던 효린…호흡법까지 만들었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용두용미'의 정석이었다. tvN '작은 아씨들'이 마지막까지 모든 '떡밥'을 완벽하게 회수하면서 막을 내렸다. 뜨거운 호평엔 배우들의 호연이 주효했다. 주연을 맡은 김고은, 남지현, 박지후, 엄기준, 엄지원 등이 독보적인 연기력을 뽐낸 가운데, 그 사이에서 유독 반짝인 신예가 있었다. 바로 전채은(17)이 그 주인공이다. 원령가의 박효린 역을 맡은 그는 신선한 이미지와 탄탄한 연기로 대중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전채은은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스포츠한국 사옥을 찾아 작품을 끝낸 소회를 전했다.
"'작은 아씨들' 이후로 알아보는 팬분들이 많아졌어요. 얼마 전에도 아무 생각 없이 친구랑 놀다가 만둣집에 갔는데 마스크를 쓴 상태였는데도 '작은 아씨들 효린이 맞냐'고 하시더라고요. 알아봐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작은 아씨들'은 가난하지만 우애 있게 자란 세 자매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하고 유력한 가문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앞서 '왕의 된 남자', '빈센조'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과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가 손잡은 작품으로 엔딩까지 빈틈없는 전개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신예 전채은은 치열했던 오디션을 거쳐 박효린 역을 따냈다.
"1차 오디션 때는 다른 대본으로 보고 2, 3차 때 '작은 아씨들' 효린-인혜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그냥 인혜의 친한 친구 역할인 줄로만 알았는데 나중에 전체 대본을 보니 갈수록 임팩트 있는 캐릭터더라고요. 캐스팅될 때도 감독님께서 '되게 중요한 인물인데 효린이를 찾아서 정말 기뻤다'고 격려해주셨고, 작가님도 '효린이를 연기하기 위해서 태어난 연기자 같았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용기를 얻었어요."
전채은이 연기한 박효린은 원령가 박재상(엄기준), 원상아(엄지원) 부부의 외동딸로, 부잣집에서 자랐지만 부모님의 불화 탓에 늘 외로운 아이다. 가난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집안의 막내딸 인혜(박지후)와 친구가 된 후 크게 의지한다.
"처음엔 목소리를 바꿔보려 했어요. 제 목소리가 약간 중저음이라 한 톤 높여야 할까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스스로 효린이라고 생각하니까 굳이 바꾸진 않아도 괜찮더라고요. 거의 한 달 동안 고민한 건 효린이의 호흡법이었어요. 호흡장애를 앓고 있으니까 '내가 효린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직접 만든 거예요. 무엇보다 눈빛이 중요했죠. 인혜를 만나면서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눈빛으로 잘 보여주고 싶었어요."
'작은 아씨들'은 거대한 사건에 휩쓸린 세 자매가 돈에 얽힌 인생의 숙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12부에 속도감 있게 담았다. 특히 각각 선명한 색깔을 자랑하는 캐릭터들과 그들 간의 관계성이 크게 주목받았다. 오인주(김고은)와 오인경(남지현)이 원령가에 대적하며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끈 가운데, 오인혜와 박효린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단단하게 성장하는 모습으로 '작은 아씨들'의 또 다른 축을 책임졌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선 구원 서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아가씨'의 히데코-숙희가 떠오른다는 반응도 많았다. 효린이를 비중 있게 쌓아가는 과정은 전채은에게 고민을 안기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건 엄지원, 김고은, 남지현 등 선배들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춘 박지후와는 친자매처럼 가까워졌다.
"가끔씩 이해하기 힘든 효린이의 감정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인혜가 수술하고 나왔을 때 효린이가 막 '불쌍하다'면서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이 있어요. 대본엔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라고만 적혀 있었는데 갑자기 감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옆에 계셨던 엄지원 선배님께 어떻게 해야 되는지 여쭤봤더니 '나도 그런 게 제일 힘들더라, 근데 너 실전에서 잘하잖아'라고 응원해주셨어요. 너무 큰 힘이 됐죠. 특히 지후 언니랑은 나이가 비슷해서 학교생활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나누고 연기합도 편하게 맞췄어요. 지후 언니가 성격이 정말 좋아요. 촬영장의 천사 같은 느낌이었어요."
'작은 아씨들'의 효린이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낸 전채은은 시작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다. 그는 지난 2017년 사람엔터테인먼트, 씨네21,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함께한 '제1회 다양성영화 신인배우 발굴 프로젝트' 오디션에서 무려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2020년 데뷔작이었던 영화 '돌멩이'에서 가출 소녀 장은지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tvN '악마판사', SBS '오늘의 웹툰', KBS 2TV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에 이어 '작은 아씨들'까지 올해만 세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꿈이 많았어요. 처음엔 연기할 생각은 없었고 달리기 선수나 기자, 아나운서도 하고 싶었죠. 워낙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 무대에 서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남양주시 소년소녀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뮤지컬 연기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얼떨결에 주인공까지 맡았는데 잠깐이었지만 작품 속 캐릭터로 살았다는 느낌이 좋더라고요. 전채은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으로 기억해주시는 것도 새로웠고요.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직업으로 조금씩 살아볼 수 있으니까 그게 또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말미 전채은은 "연기에 완전히 몰입하는 순간이 행복하다. 앞으로 또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될지 기대된다"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쏟아지는 러브콜 속 더욱 바삐 활약할 전채은의 대세 행보에 기대가 쏠린다.
"눈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그냥 뜨면 동글동글한데 각도에 따라서 굉장히 매서워보일 때도 있다고 해요. 예전에 촬영장에서 눈동자가 크고 깊어서 스릴러물에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눈이라고 생각해요. 매번 색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채은이 나오는 작품은 다 기대된다'는 말도 듣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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