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500㎞ 거뜬'…콤팩트 전기 SUV 아우디 Q4 e-트론·스포트백

이형진 기자 2022. 10.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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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 전비 4㎞/kWh이지만, 실 주행은 7㎞/kWh 훌쩍
'도로 위 화살표' 증강현실 HUD…실용성 Q4 e-트론·세련된 스포트백
아우디 Q4-e트론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이 정도 전비면 서울에서 부산도 찍고 오겠는데요?"

아우디의 전기차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4 e-트론을 시승했다. 6000만원대 엔트리급 모델로 공인된 1회 충전거리는 300㎞ 중반대, 전비는 4㎞/kWh 수준이지만 실제 주행했을 때 전비는 7㎞/kWh를 훌쩍 뛰어넘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 27일 제주의 전기차 전문 전시판매장 스마트아일랜드에서 출발해 제주의 카페·항구, 1100고지 휴게소 등 약 207㎞ 거리를 주행하는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를 진행했다. 제주의 친환경차 비중은 9.8%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우디는 이같은 이유로 전기차 시승 행사를 제주에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시승 행사는 6명의 취채진이 한 조를 이뤄 아우디의 콤팩트 SUV 전기차 'Q4 e-트론', 'Q4 스포트백 e-트론 ', 전기차 스포츠카 'RS e-트론 GT'를 번갈아 운전하며 진행됐다.

먼저 시승한 차는 Q4 스포트백 e-트론 40 이었다. C 필러에서 트렁크로 날렵하게 떨어지는 스포트백 모델 답게 차의 외관은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세련된 외관과 달리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느낀 주행감은 '부드러움'이었다. 전기모터로 가속이 순식간에 붙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가속은 다소 천천히 붙었다. 대신 둔탁한 가속이라기보단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배터리 무게로 차의 무게 중심이 더 아래에 위치해 방지턱을 넘을 때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핸들의 조향도 무거웠는데, 연속적인 코너링 구간을 지날 땐 묵직하면서도 유연하게 통과할 수 있었다.

전비는 공인 전비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공인 전비는 복합 기준 Q4 e-트론 4.3㎞/kWh, Q4 e-트론 스포트백 4.1㎞/kWh이지만, 제주도의 고갯길을 거칠게 달렸는데도 7㎞/kWh 안팎의 전비를 보여줬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각각 368㎞, 357㎞이지만 500㎞이상도 충분히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Q4 e-트론은 후륜구동에 MEB 플랫폼을 장착해 조향을 담당하는 앞바퀴 공간이 넓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유턴을 했는데, SUV 차종임에도 한번에 유턴을 할 수 있었다. 기존에 주행해봤던 다른 차종보다 핸들이 두어바퀴 더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주행 편의기능 중 가장 눈에 띄던 것은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 나타나는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었다. 낯선 길을 운전할 때 자주 실수하는 부분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인데, Q4 e-트론의 HUD에는 주행 방향을 틀어야 할 때마다 길 위에 화살표를 띄워준다. 방향 전환 시기가 가까워지면 점점 화살표가 커지면서 길을 놓치지 않게 도와줬다.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의 주행 차이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 외향적으로 보면 스포트백이 좀 더 높은 공기역학 계수를 가져갈 것 같은데도 실제 전비도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차이점은 스포트백의 외관이 조금 더 세련됐다는 정도였다. 다만 외향 탓에 뒷 공간 전고가 낮아 키가 큰 성인 남성이라면 머리가 살짝 닿을 수 있었다. 반대로 Q4 e-트론은 더 공간이 넉넉했다.

Q4 e-트론·Q4 e-트론 스포트백은 6000만원대 전기차로 아우디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 제품을 선보인 것이지만, 전기차 보조금은 아쉽다. 55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의 가격대 전기차는 국고 보조금을 최대 50%를 수령할 수 있는데, Q4 e-트론은 상온 주행 거리와 저온 주행거리 차이가 커 국고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그나마 Q4 e-트론 스포트백의 저온 주행거리는 254㎞로 상온의 70% 이상이 되면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289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Q4 e-트론 40 5960만원, 프리미엄 6670만원 △Q4 e-트론 스포트백 50 6370만원, 프리미엄 7070만원이다.(스포트백은 보조금 지급 전 기준)

이날 시승 행사의 주인공은 Q4 e-트론 이었지만, 아우디코리아는 전기차 경험 확대라는 취지로 RS e-트론 GT의 시승도 함께 진행했다. 2억632만원의 고가인 만큼 가속 페달의 반응 속도는 Q4 e-트론보다 더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로백(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6초로, 직선 주로에서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자 머리가 뒤로 젖혀질 만큼 '쏘는 맛'이 있었다.

스포츠카 답게 운전석과 조수석은 아래로 깊숙이 위치해 도로 위에서 느껴지는 주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붉은색의 안전벨트·좌석 봉제선 등은 고급스럽게 표현됐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은 어렵지만, 스포츠카를 탈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아우디 RS e-트론 GT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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