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불황생존법]➄'미분양·자금경색' 휘청이는 집값에 건설사가 위험하다

이동희 기자 2022. 10. 3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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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불황생존법]➄'주택사업 휘청' 건설사, 수익성 악화 본격…실적 전망 더 어둡다
대형사보다 중소중견 더 취약…"해외사업 등 수익 구조 다양화 필요"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동성 거품이 걷히면서 세계 자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이 1년 새 8차례에 걸친 전례 없는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호황기를 누렸던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다주택자, 건설업계 등 곳곳에서 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그 양상과 대책을 짚어본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2022.10.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주택시장이 급속도로 침체하면서 건설사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급하다. 주택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해외사업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까지 더해지면서 자체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체력이 약한 중소중견 건설사의 연쇄 부도까지도 예상된다.

◇'주택사업 중심' 건설사, 원가율 상승에 실적 악화…주택시장 침체, 향후 전망 먹구름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6개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3분기 매출 합계액은 17조614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936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8%, 37.7% 증가했다.

하지만 회사별 실적은 판이했다.

지난해 3분기(-1300억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24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삼성물산의 흑자 전환이 6개 건설사 영업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두 회사를 제외한 현대건설(-30.3%), DL이앤씨(-55%), GS건설(-17.8%) 등의 영업이익이 많게는 50% 이상 하락했다.

앞으로 건설사의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전국 주택경기가 급속도로 냉각하면서 주택 중심의 사업 구조는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택시장 침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게 미분양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4가구로 직전 8월보다 27.1% 증가했고, 지난해 말(1만7710가구)과 비교해서는 2.3배 늘었다.

주택 사업은 건설사의 절대적인 수익원이다. GS건설의 주택 건축 부문 매출 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76%에 달한다. 다른 건설사 역시 주택 사업 비중은 절반 안팎이다.

치솟는 원가도 골치다. 아파트 공사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을 내기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현대건설의 3분기 원가율은 93.9%다. 지난해 3분기(90.3%)보다 3%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원가율은 95.8%까지 치솟았다.

주택 사업 강자로 불리는 GS건설도 원가율 상승을 피할 순 없었다. 3분기 GS건설의 건축·주택 부문 매출 원가율은 89.9%로 지난해 3분기(77.3%)보다 12%p 이상 증가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플랜트 외형 축소로 주택건축 매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보수적 원가율 재산정, 원가율 현실화 등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공사가 재개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주택경기 급락에 중소중견 건설사 큰 위기…건설사, 해외사업 등 수익 구조 다양화 필요"

주택 시장 불황에 주택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 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높은 금리와 자금 경색, 미분양 등으로 주택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는 대형건설사도 어렵겠지만, 자체 사업 비중이 높고 자금 여력이 제한적인 중소중견 건설사가 큰 위기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는 주택 부문에서 자체 사업 건수가 많아야 2~3건 정도로 대부분 정비사업 아니면 단순 도급사업이 대부분"이라며 "반면 중견 건설사는 단기간에 성장한 만큼 토지 매입에서 개발, 분양까지 맡는 자체 사업 비중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대형건설사는 모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사는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건설사의 신사업 대부분이 짧은 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해외 사업 확대 등 포트폴리오 조정과 길어질 수 있는 불황에 대비해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건설투자는 위축이 불가피하며, 특히 한계기업의 영업 여건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라면서 "시장 금리 상승은 발주기관의 자금 상환 부담을 증대시켜 건설공사 발주 규모 축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적극적이고 보수적으로 자금 운용이 강하게 요구되며 자금조달 다변화도 시도해야 한다"면서 "단기 대응도 필요하지만, 중장기 경기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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