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밀린 폴란드 원전 수주전… 2단계사업 잡기 총력

곽은산 2022. 10. 3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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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첫 번째 수주 경쟁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아쉬움을 남겼다.

폴란드 정부 주도 사업은 미국에 넘어갔지만, 한국은 이와 별개로 진행하는 폴란드 민간 원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할 전망이다.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는 최근 미국을 찾아 그랜홈 장관과 만난 뒤 원전 사업자로 웨스팅하우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선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와 폴란드 원전 사업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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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고배 “민간 계약은 추진”
폴란드 총리 “웨스팅하우스 이용”
동유럽 안보 불안으로 美 택한 듯
정부 “고배 마셨단 해석 부적절
폴란드 기업과 지속적 긴밀 협력”
폴란드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첫 번째 수주 경쟁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아쉬움을 남겼다. 1단계 사업자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됐다. 폴란드 정부 주도 사업은 미국에 넘어갔지만, 한국은 이와 별개로 진행하는 폴란드 민간 원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할 전망이다.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연합뉴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한 뒤 자국의 원전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루비아토브-코팔리노 원전 프로젝트는 6∼9GW(기가와트)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앞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EDF(프랑스)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30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는 현재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세계 1위 원전기업이었지만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지지부진했다.

반면 한국은 기술력 면에서 저비용·고효율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1kW(킬로와트)당 3571달러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폴란드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부 유럽에서 안보 불안이 고조하는 가운데 나왔다.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는 최근 미국을 찾아 그랜홈 장관과 만난 뒤 원전 사업자로 웨스팅하우스가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그간 폴란드 원전 수주에 공을 들여왔지만 안보 논리에 따라 미국에 넘어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다만 민·관이 힘을 모아 원전 수주를 위해 더욱 기민하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정부는 일찌감치 폴란드 원전 사업을 포함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이 고배를 마셨다는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이번 발표 사업과 별개로 그간 한국과 폴란드는 원전 사업과 관련해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며 “한수원도 폴란드 공기업 및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원전업계와 학계에선 한국이 웨스팅하우스와 폴란드 원전 사업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은 한수원이 맡을 가능성이 커 폴란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별도로 폴란드 민간 원전 협력 분야에선 희소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 언론에 따르면 한수원은 31일 서울에서 폴란드전력공사(PGE),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를 체결한다. 이것이 곧 원전 수주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외국 업체보다 먼저 의향서를 맺은 만큼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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