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의 참담함[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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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후진국형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1959년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67명이 압사한 사고가 있었는데 전쟁 직후였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태원에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몰렸고, 그 중 상당수가 좁은 골목에 밀집했고, 그 과정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현재로서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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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ㅍ
상상조차 할 수 없던 후진국형 사고가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선 "살려 달라"는 외침이 쏟아졌다고 한다. 실종된 아들, 딸을 찾는 부모들의 절규도 이어졌다. 대부분 청년들로 알려진 사망자는 150명을 넘어섰다.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미성년 사망자도 있다고 한다. 참담할 따름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사고 소식을 접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모두 같은 말을 곱씹고 있다. 싸늘하게 식어간 주검들은 서로의 몸에 깔렸다. 이 정도로 많은 사망자를 낸 대형 압사 사고의 기억은 없다. 1959년 부산 공설운동장에서 67명이 압사한 사고가 있었는데 전쟁 직후였던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축구장에서 132명이 압사했을 때만 해도 먼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외국의 정상들이 애도의 메시지를 내고 있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인터넷판 초기 화면에 이태원 참사를 다루고 있다. 그만큼 참담하고 엄중한 현실이다.
참담한 마음 속에서도 수습이 먼저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본부(중대본)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나고도 사망자 신원을 전부 확인하지 못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망자 중 미성년자와 외국인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성년 사망자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육부는 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빠른 신원확인이 필요하다.
정부는 아직 사고 원인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 이태원에 10만명 가량의 인파가 몰렸고, 그 중 상당수가 좁은 골목에 밀집했고, 그 과정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현재로서 알려진 사실이다. 사고 원인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수습이 끝나는대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사고 원인을 내놓아야 한다.
사고 책임과 관련해선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인파가 몰릴 것 예상하면서도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서울시와 용산구의 책임일까, 현장 대응을 잘 하지 못한 경찰의 책임일까, 그 모든 상황을 총괄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일까. 사고 발생의 발단이 된 축제의 주최자가 없었고, 사고가 발생한 곳도 내부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면 시스템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정부가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책임 소재를 다투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말을 삼가자.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이상민 장관)와 같은 말은 현시점에서 불필요한 갈등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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