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규는 '교체 거부'를 하지 않았다 [이슈 인터뷰]

이재호 기자 2022. 10. 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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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30일 오전 백동규와 연락이 닿았다. 백동규(31)의 첫 마디는 "감독님이 오해받으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였다.

FC안양과 수원 삼성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 후 첼시의 케파 아리사발라가가 교체를 거부했던 유명한 장면과 오버랩돼 '교체거부'의 오해를 받으며 비난을 받고 있는 FC안양의 주장 백동규.

백동규의 말을 들어보니 '교처거부'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큰 오해였다. 후반 막판 TV화면에는 백동규가 쓰러진 이후 연제민과 교체하려는 안양 벤치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연제민이 사이드라인까지 서고 대기심은 사인보드까지 들었다. 이때 백동규의 모습이 비치더니 백동규가 다소 과격한 말을 뱉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자 교체가 취소되고 연제민은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모든 상황이 백동규가 교체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였고 해설자 역시 안양이 더 이상 교체카드가 없기에 주장인 백동규가 행여 모를 불상사를 위해 아직 뛸 수 있는 자신이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백동규에 의하면 이 모든 것이 완벽한 오해였다. 일단 백동규는 벤치에서 연제민이 교체되어 들어오는지도 보지 못했다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석코치님과 얘기가 됐던 상황이다. 정규시간 막판 수원의 기세가 워낙 거세니 주장인 제가 흐름을 한번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리 경련이 온 것도 맞다. 하지만 그정도 시간이면 많이 오는 경련이고 충분히 경기를 뛸만했다"고 말한 백동규는 "그래서 처음에 다소 의도적으로 쓰러졌는데 의무 트레이너가 빨리 들어오길래 '천천히 들어오라'고 말했다"고 사건의 전말을 설명한 백동규다.

"그 장면에서 또 넘어졌을 때 의무 트레이너가 다소 빨리 들어오려고 하기에 '들어오지 말라고'라고 소리쳤다. 의무 트레이너는 수원 삼성 벤치 쪽 까지 이동한 상황이라 그쪽을 향해 소리쳤는데 TV 화면에는 제가 마치 안양 벤치와 감독님을 향해 소리친 것처럼 보이더라. 제가 봐도 오해하기 딱 좋더라. 감독님이나 제 가족들, 가장 친한 지인들조차 그렇게 생각하더라. 전 연제민이 교체로 들어오는지는 정말 보지도 못했다. 의무 트레이너에게만 시선이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말한 백동규.

축구 규정상 의무 트레이너가 들어오면 선수가 잠시 경기장을 나갔다 와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순간에는 수적 열세 상황 속에서 경기를 해야 하다 보니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는게 백동규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의무 트레이너가 들어와 백동규가 잠시 경기장 밖으로 나갔고 그사이 안양은 30여초간을 백동규없이 플레이해야했다.

게다가 후반 35분에 3백의 한축이었던 이창용이 교체아웃됐던 상황이다. 백동규까지 나가게 되면 주전으로 줄곧 3백을 맞춰온 선수 중 박종현뿐이게 됐다. 박종현은 올시즌 프로에 데뷔한 만 21세의 신예. 백동규는 "어린 종현이에게 연장전까지 간다면 남은 시간에 대한 짐을 맡겨두게 할 수 없었다. 함께 그 짐을 지기로 말했었다"고 고백했다. 박종현은 평소 백동규를 굉장히 믿고 따르는 멘토-멘티의 관계다.

ⓒ프로축구연맹

경기를 뛸때는 이 상황을 몰랐다가 경기 후 자신이 오해를 받는 것을 알았다고. 백동규는 "심지어 감독님조차도 제가 교체를 안하겠다는 사인으로 아신 듯 했다. 정말 모든 상황이 그렇게 보일만 했다는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건 제가 감히 어떻게 감독님을 향해 뭐라고 하겠나. 감독님이 워낙 위엄이 있으셔서 장난도 못칠 정도인데 어떻게 제가 교체를 하겠다 말겠다를 말하겠나"라고 강조했다.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특히 제가 욕 먹는건 상관없는데 행여 '감독이 어떻게 팀을 관리하기에 선수가 명령을 안 듣냐'는 말은 정말 힘들다. 안양 선수들 모두가 이우형 감독님 아래 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믿는다. 감독님은 선수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언제나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존재다. 감독님 없이 지금의 안양은 불가능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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