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업 디지털 혁신기업 키운다
‘NH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 출시
투자·사업분과 추천위 구성
1·2호 투자 대상기업 공개
28일 첫발을 뗀 ‘NH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는 농업의 디지털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범농협의 합작 프로젝트다.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 NH농협캐피탈(대표 조두식)이 530억원을 투자해 농업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애그테크’는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머신러닝과 같은 첨단기술을 농산물 수확 전 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는 AI·빅데이터 등 스마트 기술 기반 기업이 무서운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산업분야 또한 디지털 혁신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며 빠른 변화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에 범농협은 핀테크 등 금융분야에 집중했던 투자 관점을 확대하고 농업 디지털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를 선보인다.
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는 범농협 최초 농산업 전용 펀드다. 농산업 모든 단계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범농협뿐 아니라 대외기관의 투자 협력체계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다. 지우호 농협중앙회 디지털혁신실장은 “농업부문은 생산 품목의 다양화와 상품화가 활발히 이뤄지는 반면 디지털 기술 확산은 매우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농업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혁신 기업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애그테크 투자 생태계 조성을 통해 젊고 활기찬 농촌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펀드 조성 배경을 설명했다.
애그테크 상생혁신 펀드 1호는 530억원 규모로 모두 농협자금으로만 이뤄졌다. 농협 상호금융이 200억원, 농협은행이 150억원, NH투자증권이 151억원, 농협캐피탈이 29억원을 공동 출자했다. 운용기간은 8년이며, 투자기간은 4년이다. 농업 생산과 유통 분야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이 주요한 투자 대상이다.
펀드 운용과 애그테크 투자 생태계 조성에도 범농협이 힘을 합친다. 우선 농협중앙회는 금융투자·경제사업 부문의 각 계열사를 연결하는 범농협 디지털 생태계의 통로 역할을 할 계획이다. 투자·사업 분과로 이뤄진 ‘애그테크 상생혁신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펀드를 투트랙으로 활용한다. 이에 펀드를 통해 투자받는 혁신 기업은 단순한 자금 지원이 아닌 생애주기 종합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로 이뤄진 투자분과에서는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과 투자 대상 선정 등 펀드 운용을 담당한다. 투자 대상 선정은 범농협 협력 기업이나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추천 기업 등 검증된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특히 초기 기업에 대해선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진행한 후 기술 기반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초기 스타트업이 투자에서 소외받지 않고 농산업에서 지속 생존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다.
경제지주 계열사가 맡는 사업분과는 혁신 기업·기술을 농업현장과 어떻게 연결하고 확산할지 모색한다. 자율주행 트랙터, AI 선별 기술, 농업용 드론, 생육관리 로봇 등 농산업 모든 과정에 접목할 수 있는 생산·유통 분야 기술과 기업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출범식에서는 투자기업 1호와 2호가 공개됐다. 1호 기업은 ㈜긴트다. 자율주행 트랙터와 작업 경로 설정, 작업일지 작성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 ‘플루바 오토’를 개발한 기업으로, 펀드를 통해 2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5억원 투자가 예정된 2호 기업인 ㈜에이오팜은 농산물 AI 선별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 제주 서귀포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선별 라인에 시범사업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선별량이 증대되고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애그테크 혁신 기업은 농협과 함께 100년 농촌을 구현할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애그테크 혁신 펀드를 통해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과감히 투자해 농민이 낮은 비용으로도 혁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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