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빈틈’ 파고드는 바이러스…“철저한 소독·세척을”

축산차량, 거점시설 꼭 거쳐야
농장출입구 고압분무기 설치를
창고 등엔 철새 막을 덮개 필수
 

전북의 한 거점소독시설에서 축산 관련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경북 예천 가금농장 두곳에 이어 27일 충북 진천 육용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가금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천의 발생농장 두곳에선 기본 방역수칙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는 방역당국의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농가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해당 농장의 방역수칙 미준수 사례를 통해 가금농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방역수칙을 짚어봤다.

◆농장 출입차량 반드시 거점소독시설 거쳐야=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 두곳에서 거점소독시설을 거치지 않은 채 농장에 차량이 출입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더불어 해당 발생농장에선 소독필증 보관의무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방역대책기간(2022년 10월1일∼2023년 2월28일) 동안 가축·알·동물의약품·사료·가축분뇨·난좌·가축사체 운반차량이나 시료채취·방역 목적의 차량은 가금농장과 가금 관련 축산시설(도축장·식용란선별포장업·식용란수집판매업·사료제조업·부화장·비료제조업·가축분뇨처리업)을 방문하기 전 반드시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하고 소독필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이는 다수 농장을 방문하는 축산차량이 거점소독시설을 거치지 않으면 농장간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한 가금농가는 축산 관련 차량이 농장에 진입할 때 운전자로부터 거점소독시설에서 발급한 소독필증을 확인하고 1부를 보관해야 한다. 가축·알 등 운반차량 외 모든 차량은 농장 안으로 진입해선 안된다.

◆농장 출입차량 사람에 대한 소독도 필수=해당 발생농장에선 농장 출입 때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차량 소독 절차도 무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지난달말 공고한 ‘특별방역대책기간 중 가금 사육농장에서 준수해야 할 방역기준’에 따르면 농장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은 터널식·고정식 소독시설로 소독(1단계)한 후, 고압분무기를 사용해 차량 바퀴와 하부 등을 추가로 소독(2단계)해야 한다.

차량뿐만 아니라 사람과 농장 사양관리도구(손수레·지게차 등)에 대한 소독도 농가 의무사항이지만 역시 준수되지 않았다. 농장 출입구에는 출입자 옷을 소독할 수 있는 분무용 시설이나 고압분무기를 설치해야 하며 출입기록부를 갖춰야 한다. 또한 축사 입구와 전실에는 소독액을 넣은 발판소독조를 비치해야 한다. 소독액은 2∼3일 주기로 교체해야 하며 소독액이 유기물에 오염됐을 땐 즉시 교체해야 한다. 축사 출입 때 전실에서 손 소독을 다시 해야 하고 외부용과 내부용 장화를 구분해서 갈아 신어야 한다. 왕겨살포기와 같은 기계를 농장 축사에 들일 때는 바퀴와 이동경로를 사전·사후에 반드시 세척·청소·소독해야 한다.

◆야생조류 차단시설 정비도 필수=발생농장 중 한곳에선 왕겨창고에 설치된 차단망 일부에 틈새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금농가들은 철새가 농장 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축사 내 구멍·틈새, 집란·계분 벨트, 환풍시설, 배수구, 퇴비장, 왕겨창고 등에 차단망과 덮개 등 차단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오리농가는 오리를 분동할 때 외부에 오리가 노출되지 않도록 통로를 설치하고 이동 땐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이런 방역 미흡 사례를 통해 오염원이 농장 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고병원성 AI 발생 때 방역 미흡 사항이 확인될 경우 보상금 삭감, 과태료 부과, 입식 제한 등 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