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인플레이션 시대 농업정책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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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불안 등으로 식품 가격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크게 올랐지만, 인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식품 물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승 추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고,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까지 초래하게 됐다.
2008년 유가 상승과 중국·인도의 식품 수요 급증,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 차질 등의 요인이 겹치며 글로벌 식량위기가 들이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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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불안 등으로 식품 가격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크게 올랐지만, 인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식품 물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상승 추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고,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까지 초래하게 됐다. 미국에 묵는 한국인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이 고물가 등 경제적 이유로 식비를 줄이는 등 허리끈을 동여맨다는 뉴스가 연일 들릴 정도다.
사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2008년 유가 상승과 중국·인도의 식품 수요 급증, 기후변화로 인한 공급 차질 등의 요인이 겹치며 글로벌 식량위기가 들이닥쳤다. 2011년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역의 이상기후로 인한 곡물 수출 제한이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며 아랍지역의 정치 불안을 야기했다. 2014년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에 퍼지며 식품 물가가 폭등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우리의 식량안보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는 수출 효자 품목들은 생존과 직결되는 건 거의 없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자동차가 없어도, 냉난방이 조금 안되더라도 당장 죽고 사는 문제에 노출되진 않는다. 그런데 식량안보는 다른 문제다. 먹거리는 당장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 즉 생존과 직결된다.
농업을 단순 생산활동에만 국한한다면 ‘반도체 팔아서 농산물 사다 먹는다’는 논리가 맞을 수 있겠지만 이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간과한 주장이다. 어떤 경제 선진국도 농업을 포기하지 않으며 오히려 많은 예산을 농업에 투입하는 이유다.
유럽연합(EU)의 공동농업정책(CAP)에선 농지 1㏊당 176유로(한화 약 25만원)의 기본직불금이 나온다. 무슨 작물을 얼마나 생산했는지도 상관없다. 환경보전의무를 이행할 경우나 중소농의 최초 농지일 경우, 청년농일 경우 가산금이 더 붙는다. 결론적으로 농지를 가진 농가라면 1㏊당 연간 9330유로, 약 1331만원의 직불금을 받는다는 얘기다. 세계 4위 경제대국이자 제조업 강국인 독일 역시 이 정책에 따르는 동시에 농업보호를 국정 모토로 삼는다. 독일 헌법엔 농촌에 최소한 유지돼야 하는 ‘인구밀도’가 명시돼 있다. 농업이 가진 무형 가치를 높이 평가해 국가안보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2020년까지만 해도 국가 전체예산에서 3%대를 유지하던 농업예산 비중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대로 떨어졌다. 올해 2.8%로 역대 최저 비중을 기록했다. 예산 규모만으로 정부 정책 중요도를 판단할 순 없겠지만 정부가 농업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농촌에 무조건 지원금을 퍼주자는 얘기가 아니다. 규모화·기계화·품종 다양화 등 경영시스템을 개선해 더 많은 사람을 농촌으로 유입해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농업에 대한 국민들 인식이 바뀐다면 식량안보를 지키는 동시에 농촌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권민수 (록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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