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in워싱턴]"北, 美선거 전 핵실험은 전략 실패…北과 군축협상 안 돼"
기사내용 요약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
"김정은下 北, 핵포기 안 할 것…군축협상, 北이 원하는 것"
"北 내부 변화 이끌어야"…볼턴發 '北 정권교체'에는 거리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하려면 美 정책 변경 필요"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북한의 결단에 따라 언제건 7차 핵실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핵실험을 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실패'가 되리라는 지적이 나왔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뉴시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풍계리에서 우리가 관찰한 징후에 따르면 (핵실험 준비를 위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핵실험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北, 중간선거 전 핵실험하면 '미국 이해 부족' 드러낼 것"
맥스웰 연구원은 다만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 전에 핵실험을 하고자 한다면, 김정은이 그로 인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를 물어야 할 것"이라며 "대부분 선거는 국가안보나 외교 정책에 좌우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인은 김정은이 하는 일에 따라 표심을 바꾸지 않는다. 그들은 경제, 범죄, 국내 정치에 초점을 두며, 다수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집중한다"라며 "김정은은 (중간선거 전 핵실험이) 실패한 전략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북한이 중간선거 전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미국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만 드러내리라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다만 "김정은이 핵실험을 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핵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려는 것"이라며 실제 실험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올해 북한이 도발 수위를 눈에 띄게 끌어올린 이유 역시 '실제 군사력 개발'이라는 데 방점을 뒀다. "(북한의) 첫 우선순위는 싸울 수 있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향상된 군사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우리는 (북한이 일으키는) 모든 사건이 한국이나 미국,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용 도발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는 사실일 수 있지만, 이 모든 실험은 그들의 군사 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고안됐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北 도발 고조 이유 복합적…한·미에 안보 딜레마 초래"
이에 더해 북한이 ▲한국을 정치적으로 약화시키고 한·미 동맹에 균열을 심으려는 정치전(political warfare) 전략과 ▲도발 및 긴장 고조, 위협을 통해 제재 완화 등 정치·경제적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협박 외교 전략을 행하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지원하려 한·미에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를 초래하고자 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볼 때 이는 러시아에 이점을 준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아울러 "김정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또한 물론 중국과 대만해협, 이란, 미국 국내정치 등으로 산만해졌다고 믿을 수 있다"라며 "이 모든 일이 미국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김정은에게는 계속 군사 역량을 향상할 기회를 준다"라고도 진단했다.
이와 함께 "또한 고려할 사항은 북한 내부의 어려움"이라며 "코로나19와 실패한 경제, 모든 자원의 핵무기·미사일 전용 때문에 북한 주민은 고통을 받고 있다. 그래서 김정은은 이런 도발을 함으로써 외부 외협의 모양새를 만들어내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맥스웰 연구원은 "이 모든 것이 2022년 그 어떤 해보다 가장 많은 수의 미사일 실험과 군사 활동이 이뤄지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김정은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라며 "김정은이 하는 일을 이해하려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집권하는 한 핵 포기 안 해"…정권교체론은 거리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재임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북핵 위협에서 벗어나려면 정권 교체밖에 방법이 없다"라며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 정권 교체와 관련해 논의가 있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맥스웰 연구원은 이날 "나는 정권 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언, 외부로부터의 정권 교체론에는 선을 그었다. 대신 북한 내부로부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논지다.
맥스웰 연구원은 "나는 보편적 인권을 추구하는 북한 주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북한 주민을 상대로 한 정보 제공과 이를 통한 내부로부터의 새로운 리더십 부상 등을 거론, "우리는 북한 주민이 만들어내는 내부적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는 우리 자체의 정치전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라며 인권을 전면에 둔 대북 정보 활동 필요성을 거론했다. 특히 "김정은은 북한 주민을 두려워한다"라며 "북한 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면 김정은에게는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정은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주민의 인권을 거부한다"라며 "인권은 단지 도덕적으로 해야 할 일일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라고 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김정은 정권의 타당성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北과 군축 논의는 실수…사실상 핵보유국 되게 할 것"
그러나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군축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파키스탄이나 인도, 다른 핵무장 국가와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군축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김정은이 원하는 군축 합의로 접어들게 된다면, 이는 사실상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게 할 것이다. 이는 김정은이 계속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우리가 군축을 제안한다면, 김정은은 자신 전략이 성공했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김정은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정치전과 협박 외교를 사용한다는, 자신 부친과 조부가 수십 년간 써온 것과 같은 플레이북을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군축 협상은 전쟁을 방지하지 못하고, 김정은의 (핵 프로그램) 개발을 막지 못한다"라며 "우리는 북한의 합의 파기에 관해 30년의 경험이 있고, 과거 역사에 미뤄 김정은이 선의로 군축 합의를 협상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취지로 "군축 협상에 접어드는 일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비핵화 프로세스에 관해서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군축은 매우 큰 실수이자 김정은에게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 美정책 변화 요구…정치적 문제 될 수도"
먼저 전술핵 재배치가 실제 북한을 억지하는 효과가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만약 (전술핵 재배치가) 김정은의 행동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이를 재배치할 이유가 없다"라며 "나는 (전술핵 재배치가) 김정은의 생각에 영향이 없다고 본다"라고 했다.
아울러 실제 전술핵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관한 콘셉트도 거론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단순히 (전술핵이) 한반도에 있는 것만으로는 유효하지가 않다"라며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이들 중 단순히 무기가 있으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국은 우리 핵무기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라며 무기의 위치 등이 국가 기밀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에 공개적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하려면 결국 미국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맥스웰 연구원은 나아가 "우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 성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봤다"라고도 말했다. 실제 전술핵을 재배치할 경우 해당 지역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질 수 있고, 결국 정치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北 대화 미비는 김정은 선택…한반도, 전략지정학적 위치"
아울러 "한국은 미국의 약속에 대해 우려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미국은 여전히 완전히 헌신하고 있다. 한국은 전략지정학적 위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 국가고, 중국과 러시아라는 핵보유국 두 곳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은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미국이 서울과 시애틀을 바꾸지 않으리라는 등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한반도에 나쁜 일이 일어나면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사고, 첫 번째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직 북한인권특사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데 대해서는 "문제가 있고 실망스럽다"라고 평가했다. 국가안보회의(NSC), 국방부, 국무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꾸준히 제기할 수 있지만, 이런 노력을 이끌어갈 대사는 확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中, 北 현상 유지 원해…北, 중국·러시아에 유용한 도구"
이어 "중국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을 기꺼이 여긴다"라며 "중국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2일까지 진행된 중국 당대회 이후 대만·북한 전문가 약진 평가를 두고는 "중국은 북한에 더 가까워지려 한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에 문제를 일으키는 데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유용한 도구"라고 규정했다.
다만 중국이 '현상 유지' 차원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중국이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중은) 서로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나아가 더 중요하게는, 북한은 언제나 자신의 독립성을 증명해 왔다"라며 "북한은 자신들에게 옳다고 믿는 일을 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서 북한을 비호하고 있다며, 7차 핵실험 이후에도 추가 제재 결의안을 막으려 들리라고 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유엔사령부와 연합사령부 등 총 30년의 미국 육군 복무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퇴역 이후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중국, 미국 국방정책·전략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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