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이슈체크] 고객 여유자금 몰린 시중은행…청약 아닌 예·적금에 집중

김호석 2022. 10. 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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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시중은행의 금리가 올라가면서 ‘재테크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사태로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코스피·코스닥 증권시장의 위축과 레고랜드사태로 인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여유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등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너도 나도 은행 앱을 켜 고금리 예·적금에 자금을 몰아넣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의 8월 중 여수신동향을 보면 도내 예금은행(시중은행)의 1∼8월 수신 증가액은 5조6336억원으로 8월말 잔액은 34조4493억원을 기록해 1년전보다 14.6% 증가했다. 갈 곳 잃은 여유자금이 은행에 몰리면서 시중은행들의 고객유치전쟁에도 불이 붙은 상황이다.

■ 예금금리 5% 돌파 은행별 금융상품 관심 폭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대를 돌파하고 일부 저축은행 정기예금도 연 6%로 올라서자 이런 흐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찾아 손품·발품을 팔고 있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의 예금상품금리비교 현황을 보면 1년(12개월) 기준 최고우대금리(단리이자%)는 전체 시중은행 40개 상품 중 16개 상품이 4% 이상의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최고 연 4.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60%,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4.39% 등을 기록했다.

시중은행보다 지역은행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돋보이고 있다.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 최고금리는 연 5.10%로 나타났고 DGB대구은행 ‘DGB함께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4.95%, SH수협은행 ‘Sh평생주거래우대예금(만기일시지급식)’은 최고 연 4.90%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에 이어 은행권에서도 5%대 예금이 등장한 것이다. 인터넷은행들도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오르자 3%대에 머물던 금리를 인상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은 연 4.60%,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4.50% 금리가 적용된다. 예금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는 심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30조원 이상 늘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전월보다 30조6838억원이 증가했으며 정기적금은 39조3097억원으로 5869억원 늘었다. 서울 관악신협의 경우 지난 27일 판매한 특판 적금 금리가 연 10%(1년 만기)에 달한다. 별도 조건이나 한도 제한(1만원 이상 가입)도 없어 온라인 한도 350억원은 이날 오전 6시 판매 시작 6분 만에 ‘완판’됐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하면서 단위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권도 고객 유치와 수신 확대를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 넘쳐나는 예·적금 상품에 청약통장 가입자수 최대폭 감소

매달 금리가 바뀌면서 조금이라도 더 큰 이자혜택을 받기위한 다양한 재테크가 넘쳐나고 있다. 금리 인상기 매달 더 높은 금리의 적금을 가입해 1년 뒤부터 매달 만기가 돌아오도록 하는 ‘풍차 돌리기’부터 일부러 불입액을 일찍 납입했다가(선납) 나중에 일정액을 늦게 납입하는(이연) 선납이연 방식 등 각종 예·적금 ‘꿀팁’들이 다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은행들은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KB국민은행 ‘국민수퍼정기예금’, 하나은행 ‘3·6·9 정기예금’ 등 회전 주기를 선택할 수 있는 ‘회전식 예금’ 상품도 내놓고 있다.

반면 고금리 여파로 대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근래 가장 큰 폭으로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공개한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총 2851만8236명으로 전월 대비 4만741명(0.14%) 감소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지난 7월 전월 대비 1만8108명(-0.06%)이 줄어든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폭도 8월 2만2194명(-0.08%)에 이어 지난달 4만명을 넘어서며 석달 연속 늘어나고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은 이달 현재 기준금리는 3.0%로 올라선 반면 청약통장 이자는 연 1.8%로 묶여 있는 등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크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차이가 커지면서 높은 이자를 찾아 이탈하는 청약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최근 분양시장이 청약 미달과 미계약,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침체에 빠진데다 가점제 확대로 가점이 낮은 사람은 당첨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도 통장 가입자의 가입 해지를 부추기고 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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