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극적인 참사마저 정쟁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건가

조선일보 2022. 10. 3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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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022 대구 핼러윈 축제'가 예정됐던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카페거리 공영주차장 입구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전날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복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1명이 사망하자 대구지역 핼러윈 축제도 전격 취소됐다. /뉴스1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9일 “이태원 참사는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의 싱크탱크다. 용산 대통령실 경호 탓에 엄청난 인파를 예상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본인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곧 해당 글을 삭제했다. MBC PD수첩 제작진은 30일 소셜미디어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 대응을 고발할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를 냈다. 기다렸다는 듯 정부 공격의 소재로 삼으려는 태도라는 비판이 일자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이런 사례 말고도 벌써부터 유언비어에 가까운 주장이나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무리한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등 대형 참사가 있을 때면 괴담 등 혹세무민을 통해 정파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적지 않았다. 그 때문에 우리 사회가 치른 비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비극적인 참사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이런 행태는 공동체 일원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희생자들의 명복과 그 가족들에 대한 위로에 온 국민이 마음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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