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일각 “靑이전이 빚은 참사” 글 올렸다 삭제

김민서 기자 2022. 10.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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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與野지도부 “애도”… 정치 일정도 연기

여야(與野)는 30일 일제히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애도하고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정됐던 각종 정치 일정도 연기했다. 하지만 야당 일부 인사는 이번 참사를 현 정부 탓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까지 요구했다. 야당에서는 이번 사태를 세월호 참사와 비교하며 그 원인을 추궁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30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당 지도부가 각각 긴급 회의를 열고‘이태원 핼러윈 참사’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위는 국민의힘 정진석(가운데)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왼쪽)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중 묵념하는 모습. 아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가운데) 대표와 박홍근(오른쪽)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묵념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를 드리고 조속한 신원 확인을 통한 사고 수습, 그리고 후속 대책 마련에 정부·여당이 만전을 기해나갈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당에 각종 행사와 축제 자제를 지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소속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일체의 지역구 활동을 포함한 모든 정치 활동 및 체육 활동을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고,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사고와 관련되는 것, 괴담이라든지 이런 것으로 정쟁을 유발하지 않도록, 그리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정우택 의원은 “너무나 안타까운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예정된 ‘레고랜드 사태’ 관련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참혹한 일이 일어났다”며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도 다 제쳐두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사고 원인과 규명, 재발 방지 대책도 중요하지만 피해 가족들과 피해자분들의 치유와 위로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모두 검은 정장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했으며 희생자에 대한 애도 묵념을 했다. 민주당은 예정됐던 전국위원장 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도부의 선(先)애도 분위기와 달리 현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왔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졸속으로 결정해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라며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사퇴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참사를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일자 남 부원장은 글을 30분 만에 삭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남 부원장의 글에 대해 “그런 내용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지만, 징계 등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남 부원장은 “참사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다수의 야당 인사는 이번 사건을 세월호 참사에 빗대며 진상 규명을 언급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세월호 이후 최대 참사”라고 했고, 이해식 의원도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보는 것 같은 먹먹한 마음”이라고 했다. 조승래 의원은 “자발적인 축제라고는 하지만 공공의 안전이 이렇게 무방비 상태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향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도 “핼러윈 기간에 많은 인파가 이태원에 몰릴 것은 충분히 예상된 일”이라며 “사고의 원인도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고 원인 규명에 대해서는 차후에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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