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내 또래 많아 마음 아파”… ‘이태원 위해 기도’ 글 5000개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인근에는 30일 오전부터 애도의 발길이 이어졌다. 울산의 한 청소 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동춘(28)씨는 이날 오후 안개꽃 한 다발을 들고 이태원 사고 현장을 찾았다. 작업복 차림인 김씨는 “오전 7시쯤 근무가 끝난 뒤 사고 소식을 접하고 무작정 상경했다”면서 “피해자들과 개인적 인연은 없지만, 대다수가 내 또래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이태원 가까이에 살고 있는 강모(64)씨는 오후 1시 30분쯤 사고 현장 인근 상가 건물의 벽면에 흰색 국화꽃을 붙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종이에 적어 벽에 붙이기도 했다. 강씨는 경북 영주로 여행을 떠났다가 29일 밤 늦게 사고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이어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차로 서울로 왔다는 것이다. 그는 “(사망자) 숫자가 (너무 많아) 내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라며 “사고 장소는 나도 수십 번 다녔을 정도로 익숙한 곳인데 여기서 이런 참사가 날 줄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이어 “이젠 다시 이곳에 들르지 못할 것 같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방촌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튀르키예(터키)인 무초 악소이(Mucho Aksoy·26)씨도 이태원역 입구에 빨간 카네이션 한 송이를 놓았다. 그는 “동료 바텐더가 어젯밤 사고 현장에 있었는데, 사망자들을 많이 봤다고 전해줬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튀르키예에선 슬픈 일이 있으면 붉은 꽃을 놓는데, 나도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러 온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들이 시민들에게 국화를 나눠주면서,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는 200여 송이가 놓였다.
온라인에서도 애도 물결은 이어졌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30일 오전부터 ‘이태원을 위해 기도하자(PRAY FOR ITAEWON)’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애도 글이 5000여 건 올라왔다. 해외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한국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한편 서울시는 31일부터 중구 서울광장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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