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기간제 교사 5년새 40% 늘었다
초·중·고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기간제 교사’가 지난 5년간 40%(2만70여 명)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고등학교는 5명 중 1명꼴로 기간제 교사다. 이는 교사가 정년 퇴직하는 등 수요가 생겨도 정규 교사를 선발하지 않고 기간제 교사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교육 당국은 “갈수록 학령 인구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교사 정원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에선 “신분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들이 지나치게 늘면 교육 여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2022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올해 전국 유·초·중·고교에서 일하는 기간제 교사는 7만57명으로, 전체 교사 50만7793명 가운데 13.8%에 달한다. 그 비율은 2018년 10.1%, 2019년 11.0%, 2020년 11.4%, 2021년 12.4%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5.9%, 중학교 19.8%, 고등학교 21%로, 중·고교에는 5명 중 1명꼴로 기간제 교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가 이렇게 늘어난 데는 육아휴직 등이 활발해진 이유도 있지만, 정부가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해 2명 정년 퇴직을 해도 1명만 신규 교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 교사 정원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규 교사 수는 2018년 44만6286명에서 올해 43만7736명으로 9000명 가까이 줄었다.
특히 국·공립(2018년 8.9→2022년 11.8%)보다 사립(14.1→21.2%)에서 기간제 교사 비율이 많이 늘었다. 사립학교 스스로 학령 인구 감소에 대비해 정규 교사가 퇴직하면 기간제 교사를 뽑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교사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가 별개인 공립과 달리 사립은 ‘학급 수’에 따라 전체 운영비를 교육청에서 지원받고 거기서 교사 인건비를 주기 때문에 교사를 많이 뽑기 어려운 구조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감은 “앞으로 학생이 크게 줄면 학급도 줄여야 하고 그러면 교육청에서 받는 예산도 줄어들기 때문에 정년 퇴직까지 임용을 보장해야 하는 정규 교사를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는 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기간제 교사가 지나치게 늘면 교육 여건이 나빠진다고 주장한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교육공무원법상 기간제 교사는 ‘책임이 무거운 감독 직위에 임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기간제 교사가 워낙 많아져 담임이나 부장 같은 주요 보직도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 사이에선 “정규 교사들이 학교 폭력 담당 같은 힘든 업무를 기간제에게 떠맡긴다”는 불만도 있다.
기간제 교사가 늘어나자 처우 문제로 정규 교사와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엔 기간제 교사도 정규 교사처럼 저축·보험·대출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직원공제회에 가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제회가 회원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대가 우세했다고 한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원을 무작정 늘릴 순 없지만, 교육부가 지역별 편차, 새로운 교육 수요 등을 면밀하게 살펴 기간제 교사 비율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교원 수급 계획을 짜야 한다” 며 “기간제 교사 대신 임용 시험에 합격해 대기하고 있는 인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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