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의 메타버스 이야기] 메타버스 시장 3년새 5배 성장 전망… 기업도 올라타야 산다

최재붕 2022. 10. 3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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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인류의 보금자리 메타버스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걸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의 성장에는 코로나가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를 겪은 인류는 디지털 문명의 중요성을 각성했다. 이제 우리는 은행 업무든, 쇼핑이든, 방송이든, 스포츠든, 약속이든 어떤 업무가 뇌에서 떠오르더라도 본능처럼 폰부터 연다. 하루 생활의 80%는 폰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해결하는데 그곳이 사실은 광의의 메타버스다. 카카오가 멈추자 왔던 혼란을 기억해보라. 기성세대보다 더 디지털 활용 능력이 뛰어난 Z세대는 자연스럽게 진화하면서 이 가상 공간을 메타버스라는 신세계로 확장 중이다.

메타버스 공간을 체험한 어른들은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게임을 즐겨온 Z세대는 자신을 대신하는 가상 캐릭터와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가상 공간을 훨씬 편안해한다. 사실 어른들이 즐기는 실물 중심 SNS는 비싼 물건, 집, 먹거리 등을 자랑하는 공간인데 아직 어린 세대에게는 이런 요소가 많지 않다. 그런데 메타버스 내에서는 내가 상상하고 꿈꾸는 모든 것의 표현이 가능하다. 멋진 자아를 연출하는 데 드는 비용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당연히 매력적이다. 그렇게 많은 인류가 모이게 되면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경제 시스템이 이 메타버스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나만큼 소중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티셔츠, 목걸이, 신발 등 다양한 상품을 구매하게 되고 상점도 생긴다. 당연히 집도 건물도 땅도 판매하게 된다. 기존 기업들도 이 새로운 세대를 붙잡기 위해 상점을 오픈한다. 데이터로 보자면 전 세계 Z세대 중 80%가 이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게임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올해 2분기 로블록스의 1일 활성 사용자 수는 5200만명이 넘었고 미국 10대의 60% 이상이 가입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게임을 만들어 누구나 즐기라고 하고 심지어 그걸로 돈도 벌라고 하는 회사다. 이미 800만명 이상이 5500만개 이상의 게임을 올렸고 지금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많은 기업도 동참했다. 나이키, 월마트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CU, 이마트, 현대백화점, 에버랜드 등도 숍을 열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제페토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인데 이미 가입자가 3억명을 넘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 등 시가총액 수천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기업들도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통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현재 PC나 폰에서 메타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에게 더 뛰어난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투자 중인데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가상현실(또는 증강현실) 글라스(안경)다. 보통 메타버스라고 하면 이 글라스를 끼고 가상현실을 둘러보는 서비스를 생각하는 이유다. 사용자 수가 폭증하고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면 산업 생태계는 당연히 급성장한다. 관련된 기업들이 우후죽순 창업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용자 경험은 더 개선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 유입은 늘어난다. 더구나 자연 발생적으로 메타버스를 모르는 인구는 줄고 메타버스에 익숙한 인구는 순증한다. 소위 말하는 산업 성장의 플라이휠이 메타버스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은 매우 빠르다. 이미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이를 가상현실로 옮겨 아바타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니 우선 사업 기획이 쉽고 구축 시간도 매우 빠를 뿐 아니라 비용도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특히 자본 없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더없이 신나는 창업 공간이다. 메타버스 세계에 심취해 놀다 보니 ‘번쩍’ 하고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창업 계획을 세워 숍도 열고 게임도 제공하고 돈 벌 생각을 하니 신이 나는 데다 사업 자금 빌리러 뛰어다닐 필요도 없다. 그저 내가 일주일에 100시간을 일하면 해결된다. 직원을 뽑아도 전부 재택근무다. 그렇게 해서 창업을 하고 많은 기업이 이미 성공을 거뒀다. 로블록스에 게임을 올려놓고 그걸로 수십억씩 돈을 버는가 하면 제페토 액세서리를 디자인해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그걸 가르쳐주는 유튜브 채널을 열어 또 부수입을 챙긴다. 전문 기업도 급성장 중이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NFT 컬렉션을 디자인하는 전문 스타트업 RTFKT는 엄청난 판매 실적을 올리더니 거액에 나이키에 인수되었다. 메타버스 창업 오피스로 유명한 게더타운은 어느새 2조 가치 기업이 되었다. ‘번쩍’ 생각이 나면 사업이 시작되고 빠르게 실행한 후 성공하면 메타버스 세계의 진정한 히어로가 된다. 이 거대한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엄청난 속도로 메타버스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에너지다. 그래서 엄청나게 많은 도전이 시도되고 성공과 실패의 결론도 빠르다. 진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이야기다.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눈부신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를 작년 174조원에서 2025년 427조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역시 2024년 93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심지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현재의 SNS를 메타버스 플랫폼이 대체하면서 향후 8조달러 이상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의 플라이휠이 제대로 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실패 사례도 엄청나게 많고 그래서 이걸 하는 게 맞느냐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온다. 그런데 20여 년 전 인터넷 버블 시기에도 우리는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인류의 선택과 진화는 막을 수 없다. 그때도 지금도 도전하는 청년의 에너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창조하는 법이다.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 이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고 메타버스 신세계에 대한 도전을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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