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윤완준]‘독재자의 딜레마’에 빠진 시진핑
윤완준 국제부장 2022. 10. 3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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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알고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복들로만 채워진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상무위원)가 공개되기 한 달도 훨씬 전이다.
시진핑 시대의 승진 패턴을 학습한 AI가 최고지도부에 들 확률 순위를 뽑아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저개발 지역에서 일한 경험과 성과 등 능력 경쟁이 있었던 시진핑 시대 이전의 승진 패턴으로 AI에 지도부를 결정하라고 하면 후춘화가 1등이고 리창은 14등, 리시는 15등 정도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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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패턴 학습 AI의 놀라운 지도부 예측
“충성스럽지만 무능한 측근에 둘러싸여”
“충성스럽지만 무능한 측근에 둘러싸여”
인공지능(AI)은 알고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복들로만 채워진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상무위원)가 공개되기 한 달도 훨씬 전이다.
이종혁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대학원 조교수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시진핑 지도부를 예측했다. 1982년부터 올해까지 공산당 주요 간부 5000여 명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의 1만9000여 번 승진 패턴을 학습시켰다. 별도로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만 따로 6200여 번 승진 패턴을 익히게 했다. 공산당 간부마다 시진핑과의 직간접 관계 등을 포함한 300여 특징을 반영했다.
시진핑 시대의 승진 패턴을 학습한 AI가 최고지도부에 들 확률 순위를 뽑아냈다.
리시 광둥성 당 서기(29%),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25%),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12%), 차이치 베이징시 당 서기(11%),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6%), 후춘화 부총리(4%),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3%) 순이었다. 이 교수는 지난달 8일 이를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에서 발표했다.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다음 날인 이달 23일 최고지도부에 새로 진입한 인물은 서열순으로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였다. 한때 총리로 거론된 후춘화가 빠지고 상하이 봉쇄 책임론의 리창이 총리가 될 서열 2위로 등장하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몰려든 기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AI는 일찌감치 리창과 리시를 가장 유력한 승진 후보로 예상했다. 23일 직전까지 아무도 상무위원으로 거론하지 않은 차이치도 AI는 유력하게 예상했다.
더 주목되는 게 있다. 1982년부터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 승진 패턴을 학습한 AI의 분석에서 승진 확률은 크게 달라졌다. 후춘화(34%) 황쿤밍(30%) 딩쉐샹(7%) 리창(5%) 차이치(4%) 리시(4%) 천민얼(3%) 등이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저개발 지역에서 일한 경험과 성과 등 능력 경쟁이 있었던 시진핑 시대 이전의 승진 패턴으로 AI에 지도부를 결정하라고 하면 후춘화가 1등이고 리창은 14등, 리시는 15등 정도였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진핑 시대에 유력한 최고지도부 후보이지만 이전 시대로 보면 승진 가능성이 낮은 리창 리시 차이치 등을 ‘시진핑에게 충성스럽지만 무능한’ 간부로 봤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딜레마”를 얘기했다. 독재자는 측근들의 충성도를 확인하기 어려우니 능력 있는 사람 대신 무능한 자들로 주변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을 위협하기 어렵다.
AI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건 무슨 뜻인가. 시 주석이 ‘독재자의 딜레마’에 빠졌으니 독재자라는 걸 통계적, 이론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시 주석이 1인 독재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표현이 그냥 수사가 아닌 셈이다.
16일 당대회 개막식 날. 백발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 주석의 지시로 퇴장했다. 권력 핵심부 대부분이 사실상 쫓겨나는 후 전 주석의 모습을 쳐다볼 엄두도 못 내고 얼어붙은 표정으로 정면만 바라봤다.
랴오닝성 선양에 사는 30대 중국인 허모 씨와 대화했다. 시 주석의 정책에 적극 동조해온 이다.
“시 주석 3연임은 사실 크게 관심이 없어요. 잘살게만 해주면 되죠. 하지만 심복들로만 지도부를 채운 건 걱정이 돼요. 장기 독재하다가 갑자기 건강이라도 나빠지면 어떻게 하죠?”
이종혁 싱가포르 난양공대 국제대학원 조교수는 AI 머신러닝을 통해 시진핑 지도부를 예측했다. 1982년부터 올해까지 공산당 주요 간부 5000여 명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들의 1만9000여 번 승진 패턴을 학습시켰다. 별도로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만 따로 6200여 번 승진 패턴을 익히게 했다. 공산당 간부마다 시진핑과의 직간접 관계 등을 포함한 300여 특징을 반영했다.
시진핑 시대의 승진 패턴을 학습한 AI가 최고지도부에 들 확률 순위를 뽑아냈다.
리시 광둥성 당 서기(29%),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25%),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12%), 차이치 베이징시 당 서기(11%),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6%), 후춘화 부총리(4%),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3%) 순이었다. 이 교수는 지난달 8일 이를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에서 발표했다.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다음 날인 이달 23일 최고지도부에 새로 진입한 인물은 서열순으로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였다. 한때 총리로 거론된 후춘화가 빠지고 상하이 봉쇄 책임론의 리창이 총리가 될 서열 2위로 등장하자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몰려든 기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AI는 일찌감치 리창과 리시를 가장 유력한 승진 후보로 예상했다. 23일 직전까지 아무도 상무위원으로 거론하지 않은 차이치도 AI는 유력하게 예상했다.
더 주목되는 게 있다. 1982년부터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 승진 패턴을 학습한 AI의 분석에서 승진 확률은 크게 달라졌다. 후춘화(34%) 황쿤밍(30%) 딩쉐샹(7%) 리창(5%) 차이치(4%) 리시(4%) 천민얼(3%) 등이었다.
이 교수는 통화에서 “저개발 지역에서 일한 경험과 성과 등 능력 경쟁이 있었던 시진핑 시대 이전의 승진 패턴으로 AI에 지도부를 결정하라고 하면 후춘화가 1등이고 리창은 14등, 리시는 15등 정도였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진핑 시대에 유력한 최고지도부 후보이지만 이전 시대로 보면 승진 가능성이 낮은 리창 리시 차이치 등을 ‘시진핑에게 충성스럽지만 무능한’ 간부로 봤다.
그러면서 “독재자의 딜레마”를 얘기했다. 독재자는 측근들의 충성도를 확인하기 어려우니 능력 있는 사람 대신 무능한 자들로 주변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자신을 위협하기 어렵다.
AI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건 무슨 뜻인가. 시 주석이 ‘독재자의 딜레마’에 빠졌으니 독재자라는 걸 통계적, 이론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시 주석이 1인 독재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표현이 그냥 수사가 아닌 셈이다.
16일 당대회 개막식 날. 백발의 후진타오 전 주석이 시 주석의 지시로 퇴장했다. 권력 핵심부 대부분이 사실상 쫓겨나는 후 전 주석의 모습을 쳐다볼 엄두도 못 내고 얼어붙은 표정으로 정면만 바라봤다.
랴오닝성 선양에 사는 30대 중국인 허모 씨와 대화했다. 시 주석의 정책에 적극 동조해온 이다.
“시 주석 3연임은 사실 크게 관심이 없어요. 잘살게만 해주면 되죠. 하지만 심복들로만 지도부를 채운 건 걱정이 돼요. 장기 독재하다가 갑자기 건강이라도 나빠지면 어떻게 하죠?”
윤완준 국제부장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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