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칼럼] ‘맘마미아 유람선’과 부산? 부산!
2030월드엑스포는 ‘기회’, 도시 브랜드 더 많이 홍보
한 달 전 2022 월드 트레일즈 콘퍼런스(WTC) 참석 차 그리스 스키아토스를 찾았다. 일정 중 따로 시간을 내 ‘맘마미아 유람선’을 탔다. 영화 ‘맘마미아!’( Mamma Mia!)를 내세운 유람선 여행. 뮤지컬을 영화화한 ‘맘마미아!’는 2008년 작품이다.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엄마 도나와 사는 소피는 결혼을 앞둔 신부. 하지만 결혼식에서 손잡고 입장할 아빠가 없다. 그리고 결혼식 전날 소피가 초대한, ‘아빠로 추정되는’ 세 남자가 도착하고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사실 유람선 여행 코스 중 실제로 영화와 관련된 곳은 스코펠로스 섬 아지오스 로안니스 해변의 교회 하나뿐이다. 소피의 결혼식이 열린 곳이다. 그럼에도 ‘맘마미아 유람선’은 거의 만석이었다. 왜 그럴까. 먼저 ‘가성비’다. ‘맘마미아 유람선’의 요금은 20유로. 배가 당일 오전 10시께 스키아토스를 출항해 스코펠로스 해변 여러 곳을 들렀다가 오후 6시30분께 되돌아오니까 괜찮은 가격이다. 무엇보다는 가장 큰 강점은 그룹 아바(ABBA)의 음악, 영화 작품의 인지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게 아니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싶다. 여기에 노래와 영화의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졌다. 에게해의 싱그러운 풍광도 있다. 말 그대로 갖출 건 다 갖췄다.
‘맘마미아 유람선’에서 부산을 떠올려봤다. 부산의 여행레저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부산’이란 도시 브랜드의 인지도가 아닐까. 우리에게 그리스 아테네는 익숙하지만, 여기서 비행기로 40분 거리인 섬 스키아토스는 생소하다. 스코펠로스 섬은 더욱 그렇다. 일단 스키아토스에 가면 ‘맘마미아 유람선’은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부산까지 끌어들일 그 무엇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운동이 뜨겁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Yet To Come in Busan)를 열었다. 콘서트는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이어 BTS의 슈가와 지민이 부산의 관광지를 알리는 홍보영상도 공개됐다. 한국관광공사(유튜브 채널 ‘Imagine your Korea’)의 해외 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가운데 부산편이다. 정확하게는 ‘Feel the Rhythm of Korea with BTS - BUSAN BLUES’다. 부산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 큰 힘이 될 터이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부산편의 첫 장면이 신선하다.
어느 바에 등장한 슈가와 지민. 이들이 바텐더에 카세트테이프를 건넨다. 이를 받은 바텐더가 오래된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에 넣는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바로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 노래를 배경으로 2분 36초간 부산의 대표 관광지들이 소개된다. 부산항과 오륙도 마린시티 광안대교 영화의 전당 자갈치시장 송정 기장시장…. 영상이 감각적이다. 슈가와 지민이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듣는 사이 이런 영상이 펼쳐진다. 지난 28일 기준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3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회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제는 ‘어떻게’다. 국제신문은 최근 한 달간 ‘부산 관광, 체험으로 새판짜기’를 기획, 연재했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나름의 ‘길’은 열릴 것 같다.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는 것. 그 밑천은 풍부한 부산의 역사 문화와 자연환경 자원. 이를 위해 해양레저 콘텐츠, 음식 콘텐츠 매개 관광, 티크닉(tea+picnic·차와 소풍을 결합한 단어)과 커피 체험 콘텐츠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해양레저 콘텐츠는 당연히 부산과 잘 어울린다. 사계절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 요트투어는 현재 유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바다를 통한 치유 프로그램도 부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수영강에서 열린 ‘LED 카약 체험’ 행사 역시 돋보인다. 야간관광과 수상레저를 결합한 것이다. ‘먹방 관광’은 요즘 떠오르는 트렌드. 맛 여행을 떠나는 이가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 음식과 관련된 콘텐츠가 많은 도시는 다시 찾는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후쿠오카 명란의 발상지인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이바구 충전소’의 명란 요리교실 소식은 놀랍다. 음식 영화와 맛 체험을 결합한 ‘푸드필름페스타’는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 전문가와 영화 속 음식 이야기를 나누는 ‘푸드테라스’는 예매 시작 30분 만에 ‘완판’됐다. 미식 콘텐츠 축제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기세다. 전포커피축제에서 선보이는 ‘커피 컬러링’ 체험행사, 영도커피페스티벌 소식도 반갑다. 이러한 체험 여행 콘텐츠들은 스토리텔링과 끈끈하게 맞닿아 있다. 스토리텔링과 도시 브랜드, 다시 곱씹어볼 대목이다.
오광수 편집국 부국장·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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