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뒤에는 빅데이터 분석이 있었죠”
빅데이터 기반 결정, 효율성 끌어올리고 실패확률 낮춰
다양한 데이터들의 결합은 데이터의 힘을 더욱 끌어올려
AI머신러닝 등에도 활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증가하자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과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조절하는 것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현했습니다.
정부는 어떻게 이 같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고 영업시간을 조절했을까요. 여기에도 빅데이터가 있습니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지오비전을 담당하는 전응배 팀장은 “주간 단위로 전국의 이동량 보고가 매주 질병청을 통해 청와대까지 올라갔다”라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이 전국 이동동향을 보고하면, 정부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발생, 영업시간 제한, 재택 근무·교육 등의 방침이 어떻게 인구 이동와 사회 밀집도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고 세부 정책을 조율해나갔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빅데이터는 ‘데이터 기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통신사들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단말기와 기지국과의 주파수 교신을 통해 이 사람이 실시간으로 어디에 있는지 수집합니다. 이런 위치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정보를 얻고 통찰력을 높이는게 바로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입니다.
다양한 데이터가 뭉치면 데이터의 힘은 더욱 정교해지고 강해집니다. 이를 위해 지오비전은 지난해 신한카드,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래딧뷰로(KCB) 등과 ‘그랜데이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통신·결제·신용 데이터를 결합한 것이지요. 이를 통해 풍성한 정보를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만약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마케팅 할 대상을 찾는다면 누구에게 하는 게 좋을까요. 전기차를 산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해 이 같은 특성을 가졌지만 아직 전기차를 사지 않은 사람에게 마케팅을 한다면 더욱 효율적일 것입니다. 통신 데이터 자체만으로는 이 같은 특성을 도출하기 어렵지만 통신·결제·신용 데이터 등이 결합하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도 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도로의 교통량을 측정하기 위해 차량검지기를 도로 상에 약 1km 간격으로 설치해 실시해 교통량, 점유율, 속도, 대기행렬 길이, 차량 길이 등의 정보를 감지해 도로교통량을 분석, 정책에 반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차량검지기 설치, 유지·보수의 어려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지오비전은 점유율 50%인 SK텔레콤의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AI에 머신러닝을 시켜 차량검지기 없이 도로교통량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시스템 구축을 국토교통부와 진행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차량검지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 통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이 훨씬 줄어듭니다.
지오비전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지는 올해로 13년이 됐습니다. 다만, 전 팀장은 우리나라 빅데이터 시장은 막 개화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봐도 빅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을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데이터 관리 분석기업인 미 스노우플레이크가 2021년 11~12월 미국, 영국, 일본, 인도 등 8개국 기업임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즈니스적 결정을 하기 위해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공유하는 기업은 6%에 불과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경제주체들이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해 관심을 두고 이를 탐색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지오비전은 이를 위해 거주, 이동, 체류에 관한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플랫폼 ‘지오비전 퍼즐’을 출시, 기업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빅데이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API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전 팀장은 “빅데이터 분석은 큰 바다 위에서 진주를 캐내는 작업”이라며 “데이터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가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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