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목격 의료인 "가장 아쉬웠던 점은..."

YTN 2022. 10. 3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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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이범석 현장 구조 참여 의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이태원 압사 참사]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제 참사가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났습니다. 현장은 수습되고 있지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너무나 안타깝죠.

참사 당시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환자들을 직접 살핀 의료인 연결해서 당시 상황과 그리고 대처에 아쉬운 점은 없는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범석 선생님.

[이범석]

안녕하세요.

[앵커]

밤 늦게 전화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어디에 위치하고 계셨는지가 궁금한데요. 지금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셨던 건가요?

[이범석]

당시 사고 발생 현장이랑 매우 근접한 바로 앞 도로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로 옆에 진행되던 길거리 공연을 보고 있었는데 11시 5분쯤 갑자기 구조대원분들이 골목에서 부상자를 긴급하게 도로변으로 이송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현장 근처에 계시다가 구조대원들이 환자들을 데리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신 거군요. 혹시 그 전에 어떤 소리라든지 그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얘기들을 들으시거나 느낀 건 없었나요?

[이범석]

당시 이태원 현장을 지나고 있기는 했었지만 그렇게 소리가 막 들리거나 이런 건 듣지 못했고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서 지하철역부터 해서 정말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몰렸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환자분들이 사고 지점에서 많이 나오는 것을 보셨던 건데. 그 당시에는 어땠습니까? 의식이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까? 아니면 의식을 잃고 실려오신 분들이 많았습니까?

[이범석]

일단은 처음에 나올 때는 다들 의식이 없는 상태로 실려나오셨어요. 그래서 다들 구조대원분들도 긴급하게 CPR을 진행하시는 걸 목격했고요. 그러다가 불과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에 수가 많아져서 빨리 살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CPR하는 걸 보셨을 텐데 인력이 충분하다고 느끼셨는지요?

[이범석]

인력 같은 경우는 제가 있던 위치에서는 처음 환자가 이송되고 마지막까지 제가 그 상황에 있었습니다.

CPR을 계속 진행하였고 대응 인력이 정말 부족하다고 하는 것을 계속 느꼈고 어떤 의료진분께서는 부족한 인력 때문에 혼자서 몇 십 분 동안 교대 없이 CPR을 진행하였고 저 역시 진행하는 상황에서 다른 분께서 교대를 해 주시자마자 바로 다른 환자분한테 가서 CPR을 진행할 정도로 현장 대응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의료진으로서 CPR을 실시하셨는데 당시에는 할 수 있는 분들을 모집한다거나 그런 모집이 있었나요? 아니면 보시고 즉각적으로 환자에게 다가가셨나요?

[이범석]

처음에는 바로 11시 5분쯤에 환자가 실려 나와서 구급대원분들이 응급처치를 하는 걸 봤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얼마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도 환자가 계속 밀려 나왔어요.

그래서 11시 10분쯤에 제가 바로 응급구조를 하기 위해서 현장에 투입하였고 주변에 많은 시민분들까지 참여해 주셔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 당시, 지금 저희가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딱 이런 모습이었겠군요. 많은 분들이 CPR을 하고 도움을 주시고 최선을 다해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그 모습 이렇게 보면 될까요, 그 당시의 모습이?

[이범석]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럼 현장에서 느꼈던 걸 여쭙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계셨습니까?

[이범석]

제가 11시 10분부터 CPR을 진행해서 마지막 환자분이 앰뷸런스에 실려갈 때까지 계속 현장에 있었는데 마지막 시간은 제가 확인 못했고요. 계속 현장에 남아 있어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계속 그 현장에서 CPR을 진행하셨고 마지막 환자까지 돌본 상황이셨습니다. 현장에서 느끼실 때 구조과정에서 의료인으로서 바라볼 때 잘된 것도 있을 것 같고 부족한 것도 느끼셨을 것 같아요.

먼저 부족한 것부터 여쭤보겠습니다. 어떤 점이 부족했다고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범석]

일단은 저 역시 의료인이 아니라 그냥 일반시민으로서만 봐도 이번 참사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었는데 지난 여의도에서 코로나 때문에 2년 동안 쉬고 3년 만에 여의도에서 불꽃축제를 했을 때도 많은 인파가 올 거라는 걸 예상하고 여의도 일대를 전면 차량 진입 불가하게 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큰 길을 비워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핼러윈 축제도 역시 많은 인원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차량 통제 등 가능한 예방조치를 사전에 실시하고 긴급상황에서 구급차나 구급대원분들이 더 신속하게 현장에 오셔서 구조작업에 투입할 수 있었더라면 좀 더 저희가 얘기하는 골든타임 안에 응급조치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 더 많은 환자분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최선을 다했다 하는 부분도 있을까요?

[이범석]

실제 현장에서는 경찰관분들, 소방관 대원분들 그리고 구조대원분들, 의료진분들, 많은 시민분들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 주셨습니다. 그 누구 하나 본인의 행동에 열심히 해 주셨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의료인이시니까 질문드리고 싶은 부분은 골든타임 4분을 이야기합니다. 현장에서 CPR을 하실 때 그리고 옆에서 CPR을 하는 모습들을 볼 때 골든타임을 지킨 이후에 이루어졌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조금 늦게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졌다고 보시는지 궁금한데요.

[이범석]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고 발생 시간이 10시 20분쯤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있던 위치에서는 11시 5분쯤에 첫 환자가 도로 위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기 때문에 실제로 골목 안쪽에서 바로 응급구조가 진행돼서 구조가 되신 분들은 모르지만 도로 위로 이송된 환자들은 대다수가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당시 상황이 기사 리포트에서도 아비규환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끝까지 의료진으로서 최선을 다하셨다는 것 먼저 감사를 드리고 싶고요.

괜찮으신지요? 마음이나 생각 같은 것들은 정리가 좀 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이범석]

시간이 정말 지나면 지날수록 괜찮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 당시 현장에서 제 손으로 직접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꼭 살려야겠다는 환자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분들 중에서 단 한 분도 깨어나시지 못하시고 이렇게 떠나보내는 심정이 정말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음도 잘 추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이범석]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는 제일 힘드시고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유족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였지만 더 많이 살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 너무 죄송하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의료진이 아닌 당시 구조작업을 도와주셨던 일반 시민분들도 큰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힘드실 텐데 용기 내서 도와주신 점 너무 감사드리고 필요하신 분들은 꼭 정신과 상담 받으시면서 치료받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를 목격하시고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의료인 이범석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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