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차량절도 논란' 신혜성, '대포차 의혹' 실상은?

이승우 2022. 10.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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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성 음주운전 관련 누리꾼들 사이 '절도' 아닌 '대포차'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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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4월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전력이 있는 신혜성이 또 음주운전 구설수에 올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한 남자가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편의점에 들러 담배 값을 계산하고 다시 발길을 옮긴다.'

지난 11일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내부 CCTV에 포착된 신화의 멤버 신혜성(본명 정필교·43)의 모습이다. 이후 신혜성은 성남시에서 잠실까지 약 10km가 넘는 도로를 사고 없이 주행했다. 그리고 운전 중 도로 한 가운데에 잠들어 정차해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사건 직후 여러 논란이 불거졌다. 대표적인 게 바로 남의 차량을 자신의 차로 착각해 탑승한 사실이다. 아무리 만취상태였다지만, 과연 자신의 검은색 벤츠 쿠페 차량과 타인의 흰색 제네시스 SUV 차량을 구분 못할 수준이었을까?

신혜성의 도난차량 음주운전 사건이 3주째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을 단순 '도난'이 아닌 '대포차 운행'과 연결짓는 새로운 시각이 인터넷을 통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포털사이트의 블로그와 커뮤니티 게시판에 '싼 값에 대포차를 구매한 것 아닌가' '탈세를 위해 대포차를 타고 다니는 것 아닌가' '신혜성이 이제까지 벌어놓은 돈이 있을텐데 대포차를 탈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등 누리꾼들의 다양한 의견으로 올라 있다.

또한 경찰이 신혜성의 도난차량 사건을 2주 넘게 집중 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취해 차량을 착각했다'는 그의 주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다. <더팩트>가 관련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과 관련 제기되고 있는 '대포차' 의혹에 대해 들여다봤다.

경찰은 CCTV 분석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신혜성은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한 편의점 앞에서 운전대를 잡아 서울 잠실동 탄천 2교까지 약 10km를 음주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 TV조선 9뉴스 캡처

경찰에 따르면 신혜성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익일 자정이 넘어 일행과 함께 흰색 제네시스 SUV 차량으로 경기 성남시까지 대리운전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CCTV 분석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신혜성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에 있는 한 편의점 앞에서 운전대를 잡아 서울 잠실동 탄천 2교까지 약 10km를 음주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신혜성은 타인 명의의 차량을 운행하다가 적발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신혜성이 적발 당시 타고 있던 흰색 제네시스 SUV 차량에 대해 도난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음주운전 외에도 차량 절도 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 수사중이다.

√FACT체크1= '대포차 가능성'이 있나? 흰색 SUV의 도난 신고 시점은 언제였나?

'혹시 대포차인가?'란 의혹에 대한 팩트체크를 위해선 이번 도난사건의 신고 시점을 확인해 봐야 한다. 신혜성이 타고 있던 흰색 SUV 차량의 도난신고 시점이 사건 발생 이전일 경우 대포차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압류나 벌과금 체납 등으로 정상거래가 어려운 차량이 소유권 이전을 못하고 대포차로 유통되는 경우가 있는데, 드문 경우지만 대포차로 유통된 자신의 차량을 찾기 위해 실제 명의자가 도난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송파경찰서 형사팀이 신혜성의 도난차량 사건을 배정 받은 지 3주째 접어들었지만, 일단 경찰은 그의 움직임이 포착된 음식점 앞 CCTV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을 상대로 사건경위를 꼼꼼하게 조사중이다. 다만, <더팩트> 취재 결과 신혜성의 도난차량 신고 시점은 사건발생 당일로 확인돼 대포차일 가능성은 낮아졌다.

송파서 관계자는 지난 26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신혜성 씨가 타고 있던 흰색 SUV차량에 대한 도난신고 시점은 사건 발생 전은 아니다"며 "현재 사건을 조사 중인 관계로 자세한 내용은 전달할 수 없지만, 대포차 의혹에 대한 추측을 막기 위해 시점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도난차량 사건이 발생한 음식점 앞 CCTV를 통해 신혜성이 11일 오전 0시께 대리운전 기사를 통해 차량을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승우 기자

√FACT체크2= 실제로 타인의 차량을 운행하는 게 가능했을까?

차량도난 사건이 발생한 해당 음식점은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고급 음식점으로 밤 11시까지 운영한다. 사건 당일 신혜성은 대리운전 기사를 통해 주차돼 있던 흰색 제네시스 SUV 차량을 타고 음식점을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흰색 제네시스 SUV차량이 자신의 차량이 아니라면 신혜성은 어떻게 쉽게 문을 열고 시동까지 걸었을까.

신혜성의 법률대리인은 "해당 음식점은 저녁 시간에는 주차비를 선불로 계산하고, 주차 직원이 퇴근하기 전 차키를 차 안에 둔다"며 "당시 만취했던 신혜성씨는 자신이 차키를 소지한 것으로 생각하고 근처에 있던 차량의 문이 열리자 자신의 차량인 것으로 착각하고 조수석에 탑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음식점에 주차된 차량은 분실의 위험이 있을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 말은 사실일까.

이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기자는 지난 주말을 이용해 차를 몰고 지인들과 해당 음식점을 방문했다. 음식점 주차장에 도착하자 직원은 차키를 건네받으면서 "주차비는 선불이고 영업이 종료되면 차키는 차량 안에 놓을테니 직접 찾아가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영업이 끝나도 주차장은 계속 이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신혜성이 만취해 차량을 착각했다면 타인의 차량도 쉽게 몰고 갈 수 있는 상황은 가능해 보였다. 다만, 11시 영업종료 시까지 지인들과 식사를 한 뒤 익일 0시까지 주차장 주변 상황을 지켜본 결과 아무도 기자의 차량에 손을 대는 사람은 없었다. 그날 주차장엔 마지막까지 기자의 차와 검은색 세단이 주차돼 있었지만, 해당 차주는 대리기사를 통해 자신의 차량을 몰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주차직원은 기자에게 "그날 워낙 많은 차량을 움직이다보니 신혜성 씨가 타고 온 차량은 기억나지 않는다"며 "신혜성씨가 나에게 차키를 건네받았다고 하던데 그날도 차량에 차키를 두고 10시쯤 퇴근했다. (내가 아닌)귀신에게 차키를 받은 모양"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13년, 2015년 연예계에선 관계자들이 대포차 영업을 하다 적발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더팩트DB

√FACT체크3= 과거 일부 연예인들 대포차 운행, 요즘에도 가능할까?

신혜성의 차량 도난 의혹과 관련해 대포차가 누리꾼들 사이에 때 아닌 '조명'을 받고 있다. '돈 많은 연예인이 왜 대포차를 타고 다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연예계 관계자 A 씨는 "한 때 건달들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할 당시 연예인들도 쉽게 대포차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돈은 없지만, 겉으로 과시하고 싶은 연예인들이 그들의 고객들이었다"고 말했다. 연예가에서 풍문으로 떠돌던 '연예인의 대포차' 과연 사실일까?

2013년 2월께 모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임직원이 대포차량인 고급 외제차를 사업자 등록 없이 대여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가 있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약 1년 동안 외제차 동호회 카페에 가입한 회원들과 지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터업계의 실정에 정통한 28년 차 매니저 B 씨는 25일 <더팩트>와 만남에서 "약 7년 전까지만해도 유명 연예인 매니저였던 P 씨도 대포차와 연류된 사업을 했다. 싼 가격에 외제차를 탈 수 있다보니 관계자들도 대포차 유혹을 제법 받았다"며 "하지만 P 씨가 구속되고 난 뒤, 최근까지 주변에서 대포차를 끌고 다닌다는 연예인이나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포차의 운행은 현행법상 불법으로, 적발되면 자동차관리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또 등록 말소된 차량을 계속 운행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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