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중도 정조준…與 당권주자, 다른 방식 존재감

신진환 2022. 10.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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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주자 활발한 행보…정책 제시·野 때리기 '눈길'

국민의힘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당 조직 정비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당권 레이스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끝나자 국민의힘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며 당 조직 정비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당권 레이스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권주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전당대회 개최 시기가 미정인 상황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기현(4선) 의원은 '강성' 이미지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친윤 색채를 강화해 인지도 상승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권주자들이 대장동 수사에 반발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지만, 김 의원은 격한 표현을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그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 중에서 "사이비 광신자 수준의 '개딸'에게 포로"(27일) "악의 축(軸)"(25일)" "제정신 잃은 '문빠'들의 아우성에 취해 있던 문재인 정권이 몰락했던 것처럼, '개딸'들의 패악질에 가위눌려 있는 이재명의 민주당도 '이재(제) 명'이 다해가고 있다"(23일) 등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도 "시정잡배들의 술주정만도 못한 상습적인 거짓말에도 창피한 줄 모르고, 여전히 국회의원으로서 할 말을 했다는 김 의원의 무지와 뻔뻔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흑석거사 김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의원 배지가 아니라 '스토킹 감시용 전자발찌'일 것 같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에 반감이 큰 '집토끼'와 강성 보수층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포털 댓글 작성자 국적 표기' 및 아이피 추적을 피하기 위한 '가상 사설망(VPN)'의 접속 차단을 주장한 것도 강성 보수층과 20대 남성(이대남)을 겨냥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간단명료하게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걸며 '이대남' 표심을 노린 것과 비슷해 보인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국민의힘 안철수(왼쪽), 김기현 의원이 지난 7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서 책자를 살펴보는 모습. /남윤호 기자

차기 당권 도전을 시사한 윤상현(4선) 의원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보수 본산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TK는 알고 싶다, 미래 한국정치'를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대구 매천시장에서 큰불이 난 데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정부 차원의 긴급 대책을 요청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친윤'에 밀착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또 총선 승리를 위해 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대통령께 의견을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개진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원활한 소통관계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친윤'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대선주자급 인지도가 강점인 안철수(3선) 의원은 외연 확장을 통해 2024년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권주자 간 이견을 보이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중도층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실패한 전당대회일 수밖에 없다"며 당이 적극적으로 중도층을 유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목소리를 냈다. 중도층을 의식해서인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치 현안과 정쟁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차기 당권주자인 조경태(5선) 의원은 파격 정책을 내세워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정당국고보조금제 폐지와 비례대표제를 없애 현재 국회의원 정수를 현재 300명에서 최소 200여 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 국회의원이 국회와 정당의 제도를 손질하자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른 당권주자들과 차별화하는 동시에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는 점을 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주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윤상현, 조경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더팩트 DB

잠재적 당권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통' 면모를 보이고 있다. 국내 안팎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대안을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24일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와 관련해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과 지급보증, 지방공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 지자체의 파산에 대해 그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규정해둬야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금융시장 전체가 공포에 빠지는 사태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비판의 대상이다. 유 전 의원은 27일 윤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 대해 "대통령과 장관들이 경제를 위해 애쓰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장밋빛 전망만 하기엔 지금 우리 경제가 너무 위험하지 않나. 국민과 기업이 지금 가장 듣고 싶은 것은 눈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극복할 윤석열 정부의 의지와 전략인데, 그게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종 강연에 나서며 외부 행보도 지속하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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