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대표 변화만 5번…위기의 카카오, 돌파구는?

최문정 2022. 10.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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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각자대표 사임 후 글로벌·신사업 개편 예상
연이은 리더십 논란에 '김범수 복귀설'도 제기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 먹통'에 사퇴한 가운데, 회사를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카카오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남궁 대표의 사퇴에 따라 카카오의 리더십과 신사업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남궁 전 대표는 지난 19일 카카오는 경기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장애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사퇴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카카오는 남궁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던 홍은택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3월 카카오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된 남궁 대표는 여러모로 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불렸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가 꽃배달 등의 사업에 진출해 불거진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경영진의 책임의식 부재 등 회사의 위기 속에 이를 해결한 인물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에게 맡겨진 주요 임무는 △카카오를 둘러싼 신뢰회복 △글로벌 시장 공략 △메타버스 등 미래 기술 중심의 사업 개편 등이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5번의 굵직한 대표진 변화를 겪었다. /최문정 기자

지난해 11월 카카오는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를 여민수 전 대표와 함께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0일 류 내정자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핵심 경영진들이 상장 한 달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회사 주식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류 전 내정자는 올해 1월 10일 사퇴를 발표했다. 위기의 카카오는 열흘 뒤 남궁 당시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공동 센터장을 단독 대표 내정자로 선임했다. 남궁 대표는 올해 3월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선임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7월 14일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을 대표로 추가 선임했다. 홍 대표는 카카오의 ESG 경영을 강화하고, 지속가능성장 전략을 총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역할을 한다면, 남궁 대표는 기존과 동일하게 카카오 서비스 및 비즈니스를 총괄하며 글로벌 확장을 주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전념하는 것으로 역할을 나눈다는 설명이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10년을 책임질 먹거리로 '비욘드 코리아'와 '비욘드 모바일'을 꼽았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콘텐츠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해외 매출 확대에 집중하고, 메타버스 등 차세대 소통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하지만 남궁 대표가 지난 19일 이번 '카카오먹통' 사태에 사퇴를 발표하며 카카오의 리더십과 신사업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 19일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남궁 대표가 그간 추진했던 여러 사업들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그간 해온 사업은 권미진 수석 부사장 산하에서 이뤄지고 있어 수석 부사장의 주도 하에 이뤄진 사업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전 대표 역시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 계획은 저 개인이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 아니라, 카카오의 경영진들이 모여서 방향성을 설정한 부분이라 글로벌 사업 방향을 잡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는 카카오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IT업계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IT업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세세하게 조사를 하고, 이를 한국의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 먹통' 사태에 사퇴한 남궁훈 전 각자 대표를 대신해 양호철·이효진 카카오 커머스 CIC 공동 대표를 선임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현재 남궁 대표가 맡았던 신사업을 대신할 리더십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회사는 이효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양호철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커머스 사내독립법인(CIC) 공동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커머스 CIC도 겸직하고 있던 남궁 대표의 사임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 측은 선임배경에 대해 "두 대표가 카카오 커머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 기술 전반 등 커머스 사업에 필요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연이은 카카오 리더십의 변화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올해 3월 2011년부터 맡아왔던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현재 그는 카카오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증인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남윤호 기자

카카오는 김 센터장의 경영 복귀설에 선을 긋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김 창업자는 경영에 관여를 하고 있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선택적인 개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도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창업자로서 지금 사태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을 다 할 것"이라며"전문적인 영역에서 현 전문 경영인이 저보다 훨씬 더 역량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는 실질적으로 제가 없는 구조가 꽤 오랫동안 진행됐다"며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 뒤로는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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