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았던 핼러윈 전야…'이태원 참사' 154명 사망(종합)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선포…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
(서울=뉴스1) 윤다정 전준우 기자 = '핼러윈 데이'를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 골목에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최소 154명이 압사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인명피해 사고로는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과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기준 사망자는 외국인 26명을 포함해 총 154명이다.
치료를 받던 여성 1명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이날 오후 5시 기준 153명에서 1명 늘었다. 부상자는 132명으로 중상이 36명, 경상이 96명이다. 이에 따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 보면 여성 98명, 남성 56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0명, 10대 11명, 40대 8명, 50대 1명, 미상 1명 순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사망자는 14개국 26명으로 집계됐다. 국적은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각 4명, 미국·일본 각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1명 등이다.
경찰은 사망자 153명(외국인 26명, 14개국)의 신원을 파악해 유족에게 전원 통보 완료했다. 신원이 불분명한 1명에 대해서도 계속 신원을 확인 중이다.
앞서 전날(29일) 오후 10시15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밀집한 인파가 넘어지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지점의 폭은 3.2m, 길이는 40m, 경사도는 10%로 비좁은 경사로 골목에 인파가 몰리며 286명에 달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때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한 여성의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용산구 '특별재난지역' 선포…'사회 재난'으로 분류
정부는 11월5일 밤 12시까지를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 또 이태원 참사를 사회 재난으로 보고 서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 또는 사회 재난 발생으로 국가의 안녕 및 사회질서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선포된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사회 재난'으로 분류됐다. 사회 재난은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항공·해상사고, 화생방사고, 환경오염사고 등 인위적인 요인에 따라 발생한 재난을 말한다.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초기 등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다. '산불'도 실화로 인해 발생한 경우 사회 재난으로 분류된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구호금 등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게 된다. 피해 수습‧지원은 재난피해자 주민등록부의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담당하게 된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구체적인 지원 사항을 중대본 회의를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또 행안부는 이태원 참사 관련 서울시에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지원되는 특교세는 '이태원 사고' 현장 수습, 대책본부 운영, 응급 구호 등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쓰이게 된다.
◇ 서울시, 유족별 전담 공무원 지정…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설치
서울시는 사고 직후 한남동 주민센터에 실종자 신고 접수 상황실을 설치하고 방문과 전화를 통해 실종자 신고를 받았다. 120다산콜센터에서도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이날 오후 5시까지 접수된 실종신고 건수는 누적 4024건에 이르는 등 가족, 친지와 연락이 닿지 않아 애가 탄 시민들의 실종 신고가 이어졌다.
오후 2시30분부터는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영어 등 4개국어 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현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거 귀국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망자의 가족 인계를 최우선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사망자 인적사항과 가족 연락처를 파악해 유족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례 절차와 유족에 대한 지원은 유족의 입장이 돼 유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유족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화장시설 가동 횟수도 일 최대 60건 증대할 계획이다.
31일부터 11월5일까지 서울광장에는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차린다. 조문은 31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서울 용산구도 녹사평역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서울시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은 11월5일까지 조기를 게양한다.
서울시는 또 11월2일까지 하루 2회 부상자 상태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예정된 서울시 주최 행사는 취소하고, 시가 지원하는 행사 가운데 축제성 행사는 축소 등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와 31일에도 핼러윈을 즐기려는 시민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만큼 다수가 이용하는 업소는 안전관리에 보다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태원관광특구협의회에서는 자체적으로 31일까지 이태원로 주변 100여개 업소가 영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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