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핼러윈’ 154명 압사, 이런 사고 언제까지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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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길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던 시민들이 뒤엉켜 쓰러지면서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외국 성지순례 중에나 종종 목격됐던 압사 사고가 국내에서 일어난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 사고다.
지금은 모두가 이번 참사에 애도를 표하고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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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않으려면 대비책 서둘러야
지금은 사고 수습에 힘 보탤 때
이번 참사는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해밀톤호텔 뒤 주점과 클럽, 식당 등이 밀집한 곳으로 향하는 폭 3.2m의 비좁은 골목에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해밀톤호텔 뒤편은 평소 주말에도 이태원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북적댄다. 노마스크로 3년 만에 재개되는 핼러윈 축제였으니 오죽했을까 싶다. 사고 당일 지하철 이태원역 이용객은 무려 13만여명에 달했다. 경찰은 고작 인력 200여명을 배치했다. 그것도 불법촬영과 강제추행 등 범죄 단속에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안전사고 예방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사고 전날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이태원역 2번 출구로 향하는 불과 50m가 채 안 되는 내리막길에서도 수천 명의 사람이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됐다고 한다. 취객과 길가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식당 대기줄 등이 한데 엉켜 골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여성들은 인파에 떠밀려 넘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유형의 사고를 방지하려면 사전 통제가 중요하다. 인파가 몰리는 지역축제나 공연장 안전관리를 위해 정부는 2006년 6월20일 ‘공연·행사장 안전매뉴얼’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 핼러윈 참사는 행사 주최자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법령 사각지대에 놓였던 것이다. 그렇더라도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가 경찰과 주변 상인 등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적극 통제에 나섰어야 마땅하다. 용산구는 코로나19 방역 소독 대책을 세웠을 뿐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한 대비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비를 소홀히 한 대가치고는 너무나 참혹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오전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부는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사고의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 지자체 및 경찰 등 유관기관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피해자 및 유족 지원, 부상자 치료에도 허술함이 있어선 안 된다. 아울러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 역시 소모적 정쟁을 자제하고 사고 수습에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 무슨 사고만 터지면 공식처럼 반복되는 ‘네 탓’ 공방은 자제해야 한다. 이는 참사를 더욱 비극으로 만드는 추태일 뿐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나 소문을 퍼 나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사고 수습을 방해하고 편 가르는 이런 국민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모두가 이번 참사에 애도를 표하고 사고 수습에 힘을 보태야 할 때다. 불의의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해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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