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몰려도 사고 안 나"…일본은 심야 음주 금지, 미국은 차량 통제
30일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뉴욕시는 현지시간으로 핼러윈 데이인 오는 31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맨해튼·브루클린·브롱크스·퀸스 등의 메인거리 약 100곳을 일시 폐쇄한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시 역시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주의 경보를 내렸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핼러윈 기간 일부 축제 구간에 자동차 진입을 차단했다. 사실상 도심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핼러윈을 성대하게 기념하는 미국 전역에서는 괴물·유령·캐릭터 분장을 한 아이들이 축제 기간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걸고 사탕이나 초콜릿을 받아가는데, 이때 아이들이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WUSA9가 분석한 2011~2020년 통계를 살펴보면 평상시에는 18세 미만 인구의 하루 평균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0명 안팎이지만, 핼러윈 기간에는 40명에 육박한다.
일본 도쿄 시부야구는 핼러윈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매너를 지키자는 포스터를 내걸며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심야 노상 음주를 일시적으로 금지했다. 음식점과 편의점에서도 주류 판매를 자제할 계획이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조치가 완화돼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주취자로 인한 사고 발생을 줄이고자 시행한 규제다. 또 경시청과 지방자치단체는 보행전용도로와 바리게이트를 마련하고, 행사장 곳곳에 감시탑을 설치한다. 감시탑에서는 'DJ폴리스'로 불리는 경찰관이 시민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해 100만명이 몰려도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홍콩은 경찰 자체 매뉴얼인 '란콰이펑 광장 핼러윈 기간 인파 관리 및 교통 체계'를 발동한다. 란콰이펑은 홍콩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번화가다. 린콰이펑 매뉴얼에 따르면 경찰은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서 시민 동선 및 차량 도로 통제가 가능하다. 시민들을 나란히 줄 세워 이동시키고, 구체적인 우회로도 정해 둔다. 일부 행정구역에서는 도로 위 주차도 불가능하다.
군중 시뮬레이션과 바이오정보학을 연구하는 마틴 에이머스 영국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형 이벤트에는 군중을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획과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WP도 현장을 지휘하는 경찰의 수가 부족했다고 전했다.
군중 안전 전문가인 G 키스 스틸 영국 서퍽대 교수는 "좁고 밀폐된 곳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상태에서 미는 것 같은 움직임이 있어 군중이 쓰러질 때 '도미노 효과'가 일어난다"며 "이때 넘어지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군중 속에 갇혀 압박을 받으면 폐가 팽창할 공간이 없어 숨을 쉬기 어려워져 심정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스틸 교수는 압박성 질식 등이 시작되는 데 6분가량 걸린다고 봤다.
줄리엣 카이엠 전 미국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CNN에 출연해 극심한 인구 밀도와 안전 불감증이 이태원 참사 발생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에는 1㎢당 1만5699명의 시민이 살고 있다.
카이엠 전 차관보는 "서울 시민들은 밀집 공간에 익숙하다"며 "이러한 성향 때문에 거리가 붐비는 상황에서도 크게 경각심을 느끼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이날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사람들을 대피시킬 책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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