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야? 미치겠다, 제발” 엄마 문자에도… 딸은 답이 없었다
“딸 어디야? 엄마 미치겠다, 제발….”
30일 새벽 참사 소식을 접한 엄마는 ‘첫째공주’로 저장된 큰딸 번호로 전화와 문자를 반복했다. 이태원에서 놀고 오겠다며 친구와 떠난 딸이 연락 두절된 후였다. 애끓는 심정으로 밤새 기도했지만, 결국 딸은 주검이 돼 돌아왔다.
딸은 올해 2월 입사 시험에 합격해 홀로 상경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부하던 중 최근 필기시험을 통과해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그동안 고생한 딸이 단짝 친구와 이태원에 다녀오겠다고 했을 때, 부모는 “다녀와서 면접 준비해”라며 흔쾌히 승낙했다. 그게 딸과의 마지막 대화였다.
엄마는 딸을 애타게 찾았던 흔적을 내보이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아이가 너무 예쁘다. 꽃다운 나이다. 아직 할 일도 많고 결혼도 해야 한다”며 “아직 아이 마지막 모습을 못 봤다. 보면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같아서 못 보겠다”고 했다. 딸과 함께 간 친구도 이번 사고에 희생됐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생일을 앞둔 아들, 가장 역할을 한 딸, 군에서 휴가 나온 막내 등등. 사망자 대부분이 20대였던 탓에 부모들은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대 직장인 A씨는 생일을 하루 앞두고 비극을 맞았다. A씨 아버지는 경기 용인 평온의숲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아들과의 추억을 돌이키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 금요일 아들과의 식사가 마지막이었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해했고 “오늘 생일인 막내아들이 친구들이랑 놀러 나갔다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B씨는 결혼한 언니를 대신해 가족을 돌보던 가장이자 둘도 없는 착한 딸이었다. B씨 어머니는 서울 곳곳의 병원을 헤매다가 경찰로부터 딸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정이 많고 항상 동생들과 엄마를 생각하는 딸이었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인 남자친구와 연락이 끊겼다는 미국인 여성 C씨의 호소도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C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남자친구가 생일 축하를 위해 친구 2명과 이태원을 찾았고 오후 9시쯤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뒤 소식이 끊겼다”며 “미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힘들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29일 밤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며 발생했다. 30일 오후 확인된 사망자는 154명이다. 이중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의 국적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중상 36명, 경상 96명 등 총 13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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