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DNA 여전하네…전북, FA컵 ‘다섯 번째 별’ 품었다
결승 2차전, 홈에서 3 대 1 완승
‘멀티골’ 조규성, 대회 MVP 선정
9시즌 연속 트로피 1개 이상 ‘번쩍’
1만7427명의 많은 팬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이번 시즌 전주월드컵경기장 최다 관중이었다. 2022년 한국 축구를 마무리하는 FA컵 결승 2차전. 우승을 염원하는 홈팬들의 응원에 힘을 낸 전북이 FC서울을 물리치고 기어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 2차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린 바로우와 멀티골을 작렬한 조규성을 앞세워 3-1로 승리하고 1·2차전 합산스코어 5-3으로 2020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5번째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전북은 수원 삼성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아울러 2014년부터 매년 최소 1개 이상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K리그 최고 구단의 위용을 이어갔다.
전북은 이번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에서 떨어졌고, K리그에서는 울산 현대에 막혀 6연패 도전이 막혔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상식 전북 감독의 의지도 남달랐다. FA컵 결승전은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데, 전북은 지난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둬 원정 다득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처음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원정 다득점으로 우리가 유리하긴 하지만, 숫자 계산보다 홈팬들 앞에서 무조건 승리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왔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북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서울을 거세게 몰아쳤다. 그 과정에서 무릎 앞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고도 선발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발휘한 바로우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
김 감독에게 ‘감비아 선수들에겐 마법이 있다’며 출전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는 바로우는 전반 1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김진규가 올려준 로빙패스를 왼발로 차 넣어 1-0 리드를 안겼다. 이어 전반 4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의 헤딩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다소 여유있는 리드를 잡아 교체가 예상됐지만 바로우는 후반에도 그대로 경기에 나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태클로 끊어내기도 했으며, 공격 상황에서는 왼쪽 측면을 끊임없이 파고들며 상대를 괴롭혔다. 그러다 후반 38분 통증을 참지 못하고 쓰러져 끝내 들것에 실려나갔다.
후반 24분 서울 박동진에게 만회골을 내주고 바로우마저 빠진 뒤 펼쳐진 서울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던 전북을 살린 것은 조규성이었다. 조규성은 후반 44분 역습 상황에서 단독 돌파에 이어 그림같은 오른발 강슛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FA컵 결승 2경기에서만 3골을 넣은 조규성은 대회 총 4골로 허용준(포항)과 함께 FA컵 득점 공동 1위에 올랐지만 ‘득점이 같으면 출전 경기 수가 적은 선수에게 득점왕을 준다’는 규정에 따라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허용준은 3경기, 조규성은 김천 상무 시절까지 총 4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조규성은 대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아쉬움을 달랬다.
전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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