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는 대통령실 이전 때문” 남영희 SNS 발언 논란

“윤 대통령 사퇴” 올렸다 삭제
민주당 지도부 “적절치 못해”
여당은 “정치적 대응 안 해”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 때문에 일어났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상자가 200명 넘게 발생한 참사 앞에서 애도보다 정치적 이익을 고려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당 지도부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남 부원장은 해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을 삭제했다.

남 부원장은 SNS에 “이태원 참사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핼러윈 축제에 10만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한 보도가 있었지만 안전요원 배치는 애초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대통령 출퇴근에 투입되어 고충을 토로하는 경찰 인력이 700명, 마약 및 성범죄 단속에 혈안이 되어 투입된 경찰 200명, 모두 용산경찰서 관할 인력”이라고 했다.

남 부원장은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졸속 결정해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다.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조정식 사무총장은 의원들과 당직자, 선출직 공직자 등에게 “발언이나 SNS 글 게시 등에 매우 신중을 기해달라”는 공지를 보냈다. 남 부원장은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지도부는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남 부원장 글이 부적절했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해당 글에 대해 “(남 부원장의) 개인 의견”이라면서도 “여러 최고위원들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견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징계 추진까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남 부원장은 최고위 회의 이후 다시 SNS에 “2030대인 제 아들과 딸에게 생긴 사고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금도 슬픔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남겼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비대위 회의에서 ‘야당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도 우리는 정쟁으로 이용하면 절대 안 된다, 일체의 정치적 대응은 하지 말자’는 언급이 있었다”고 말했다.

탁지영·유설희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