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도 ‘비상체제’…원인 규명·피해자 지원 팔 걷어
검찰, 사고대책본부 세우고 사상자 신원 확인·검시 등에 주력
검경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원인을 규명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30일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검찰은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서울경찰청은 사고대책본부와 별도로 경찰 475명을 투입해 수사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사고대책본부장을, 박정보 서울경찰청 수사차장이 수사본부장을 맡는다. 강력범죄수사대장이 팀장인 전담수사팀 105명, 과학수사과장이 팀장인 과학수사팀 151명, 수사과장이 팀장인 피해자보호팀 152명 등이 투입됐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대규모 인명 사고가 발생한 원인과 책임을 밝힐 방침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와 용산구가 대규모 인파에 대비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인 해밀톤 호텔 뒤편 골목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신고자와 목격자, 주변 업소의 진술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특히 과학수사관리관 20명으로 구성된 과학수사 긴급대응팀을 편성하고 과학수사요원 100명을 추가 투입해 사망자 신원 확인에 나섰다. 성인은 지문 채취를 통해, 지문 기록이 없는 미성년자는 DNA(데옥시리보핵산)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 중이다. 신원이 확인될 경우 유족에게 사망 사실을 개별 통보했다.
경찰청도 이날 윤희근 경찰청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우종수 경찰청 차장이 본부장인 경찰재난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도 경찰청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신속하게 사상자 신원을 확인하고 지자체와 협력해 유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상자의 명예 훼손 행위, 허위사실 유포 행위, 개인정보 유출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이는 시신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 사상자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확산되는 데 따른 조치다.
대검찰청은 이날 비상회의를 열고 황병주 대검 형사부장을 본부장으로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했다. 관할 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은 한석리 지검장을 반장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향후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 구속·체포·압수·수색 영장 관련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망자가 서울 전역 병원으로 이송된 만큼 서울동부·남부·북부지검, 의정부지검 당직 검사들도 신원 확인과 검시 절차에 돌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검에 “사고 원인 규명, 검시와 시신 유족 인도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조치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법률 지원, 사상자와 유족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외국인 사상자의 신원 확인, 유족과 보호자의 입국·체류, 통역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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