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위로한 봉화 광산 매몰사고 가족들
구조당국, 2곳에 시추 돌입
업체 “사흘 내 진입로 확보”
“우리도 걱정이지만 그쪽(이태원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는 어떻겠어요. 같은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아프죠.”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사고를 당한 실종자 A씨(62)의 처제는 30일 오전 구조작업이 벌어지는 제2수갱(수직갱도)에서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날 실종자 가족들은 이른 아침 발만 동동 굴렀다. 전날 구조당국이 구출 가능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2~3일가량 더 걸린다고 설명해서다. A씨의 아들은 “하루하루 시간이 갈 때마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기분”이라며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 29일 경북 봉화를 찾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구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 것 같냐는 물음에 “하루 30m씩 진입로를 확보한다고 해도 최소 이틀에서 사흘은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가장 이른 시점인 31일 오후로 계산해도 지하에 갇혀 있는 노동자는 최소 120시간 정도를 버텨내야 한다. 구조당국은 지하에 갇혀 있는 노동자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생필품을 지급하기 위해 시추작업에 돌입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전 9시 브리핑에서 전날 오후 7시20분부터 노동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곳에 구멍을 뚫는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지하 170m까지 내려가면 식품과 의약품, 통신시설 등도 내려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종자 A씨의 아들은 “시간이 가장 중요한데 하루라도 일찍 시추든, 다른 방안이든 마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구조가 장기화함에 따라 다양한 구조 방법을 강구하고 관계자 회의를 통해 시추작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6일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한 아연채굴 광산의 제1수갱 지하 46m 지점에서 갑자기 밀려들어온 펄(진흙 토사물)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노동자 2명은 스스로 탈출했고, 3명은 업체 측에 의해 구조됐다. 작업 중이던 A씨와 B씨는 현재까지 고립된 상태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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