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 유발하는 '대상포진'

권대익 2022. 10. 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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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세 여성이 1주 전부터 몸살 증상과 함께 오른쪽 등 상부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증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듯하고, 손이 닿으면 통증이 심했고, 피부에는 발진이나 물집 등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상포진의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물집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발진이 치유된 후에도 30일 이상 통증이 지속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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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교수의 건강 제안]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37세 여성이 1주 전부터 몸살 증상과 함께 오른쪽 등 상부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증은 날카로운 송곳으로 찌르는 듯하고, 손이 닿으면 통증이 심했고, 피부에는 발진이나 물집 등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근육통으로 판단하고 약국에서 소염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하고 파스를 붙였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릴 때 수두를 앓은 후 이 바이러스가 척추 신경절에 잠복 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될 때 다시 활성화돼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극심한 통증과 피부 발진이나 포진을 유발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상포진 진료 환자는 2015년 66만여 명에서 2020년 77만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50대 이후 발생률이 급속히 상승해 85세에는 평생 발생률이 50%에 다다른다.

대상포진은 계절과 관계없이 일 년 내내 산발적으로 발생하며, 수두 유행과도 무관하다. 나이가 들수록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커지며, 젊은 사람도 과로ㆍ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면역이 떨어지는 질환이 생기면 대상포진이 생길 수 있다. 외상을 입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할 때도 대상포진 발생 위험이 커진다.

대상포진은 몸통 왼쪽이나 오른쪽 한편을 둘러싸듯이 물집들이 띠 모양을 이루며 나타나지만, 얼굴ㆍ목ㆍ눈 등에도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아프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1~3일 지속한 뒤 붉은 발진과 작은 물집들이 나타나 지속하다가 딱지가 앉으면서 2~3주 후에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통증만 있고 발진이나 물집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때로는 발열ㆍ두통ㆍ몸살ㆍ피로감이 동반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조기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물집이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발진이 치유된 후에도 30일 이상 통증이 지속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통증이 몇 년 이상 지속할 수 있고,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통증이 심할 수 있다. 따라서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임상 양상으로 대부분 진단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할 수 있다. 발진이 생긴 날부터 72시간 이내 투약하면 가장 효과적이며 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막을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은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데, 50세 이상 성인이라면 접종할 수 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는다고 대상포진 발병을 100% 막을 수는 없지만,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위험을 낮추고 통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도 재발할 우려가 있으므로 완치 후 1년이 지나 예방접종을 하면 재발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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