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다시 합동분향소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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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눈뜨자마자 평소처럼 TV를 켜고 뉴스를 틀었을 수많은 국민이 받은 충격과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한 첨단 도시 서울에서, 시설이 무너지거나 기기가 파괴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토록 큰 인명 피해를 부른 사고가 터진 현실 앞에서 충격과 슬픔과 안타까움 말고는 달리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우리 국민은 다시 합동분향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합동분향소를 앞에 두고, 거듭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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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눈뜨자마자 평소처럼 TV를 켜고 뉴스를 틀었을 수많은 국민이 받은 충격과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30일 오후 4시30분 기준 153명 사망, 103명 부상. ‘잘못 들었나’ 싶어 귀를 의심하는 그 짧은 사이에도 숱한 사람의 가슴은 철렁철렁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한 첨단 도시 서울에서, 시설이 무너지거나 기기가 파괴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토록 큰 인명 피해를 부른 사고가 터진 현실 앞에서 충격과 슬픔과 안타까움 말고는 달리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지난 29일 밤 10시를 넘긴 시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서 핼러윈 데이(10월 31일)를 앞두고 최소 수만 명 인파가 축제와 기념을 위해 몰린 상태에서 많은 사림이 넘어졌고 그 여파로 256명 이상 죽거나 다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안타깝게 숨진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가운데는 20대 등 젊은 층이 다수였고 여성(97명)이 많았습니다. 외국인 사망자도 12개 나라 20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래전, 국내외 스타가 부산 원도심의 넓지 않은 길에 설치한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하는 행사를 취재했던 때가 선명히 떠올랐습니다. 길 양쪽에서 일시에 몰려든 관객이 촘촘하게 무대를 포위한 상태가 되면서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위험하다’ ‘여기서 일단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몸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태원 현장에서 전해져 오는 보도를 보며 묵은 상처처럼 고여있던 그 기억이 기어코 떠올랐고, 마음은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정부는 오는 11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습니다. 서울시는 31일 아침부터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합니다. 용산구도 이태원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합니다. 서울시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은 오는 11월 5일까지 조기를 게양합니다. 우리 국민은 다시 합동분향소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합동분향소를 앞에 두고, 거듭 생각해봅니다. ‘이 비극을 피할 수 있었던 길은 정녕 없었을까? 우리는 이런 아픔을 막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합동분향소를 마련하는 일이 더는 없기를 기원합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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