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까지 인파 꽉차... 구급차 250m 이동하는 데 40분 걸렸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서 사상자 수가 크게 는 것은 사고 당시 차로까지 들어찬 인파로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제때 도착하기 어려웠던 탓이란 지적이 잇따른다. 이날 오후 10시 15분쯤 서울종합방재센터에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 사람이 깔려 호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수십 건 접수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가장 가까운 용산소방서와 종로소방서 구조대가 신고를 받은 후 2분 만에 출동했지만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쯤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이태원119안전센터까지 거리는 약 250m에 불과했지만 당시 이태원역 앞 4차로가 인파로 꽉 막힌 상황이었다. 사고 발생 시각쯤부터 이미 사람들이 인도 대신 차로로 걸어야 할 정도로 인파가 넘쳐 구급차는 오도 가도 못 하고 있었다. 핼러윈으로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해 미리 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구급차에서 내린 구급대원들이 참사 현장 앞까지 가는 데도 수만 명 인파를 헤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장에 구급차가 진입할 수 없다” “도로 양끝에 있는 경찰관들은 현장에 구급차와 소방 관계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도로를 통제해주기 바란다”고 계속 방송을 내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 탓에 구급대를 기다리며 구조에 나선 시민 수십 명이 의식이 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참을 길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기도 했다. 시민들 중 일부는 의식을 잃은 사람들이 CPR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인간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구급대원들이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자정 무렵까지 참사를 미처 알지 못한 사람들로 차로가 메워져 있어 구급차가 병원으로 떠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오후 11시 50분쯤이 되어서야 경찰은 이태원역 앞 1개 차로에 간신히 공간을 만들어 구급차를 병원 등으로 내보낼 수 있었다. 30일 오전 2시쯤 참사 피해자를 수습하는 중에도 참사 현장 맞은편인 이태원역 4번 출구 근처 도로 술집과 식당 등에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모른 채 음악이 울려 퍼졌고 골목에 사람들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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