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측 못했다? 이해 안 돼" 응급의료 전문가가 본 '이태원 참사'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한민용
[앵커]
지금부터는 응급의료 전문가 모시고 관련 이야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지금 153명의 희생자가 나왔습니다. 굉장히 이례적인 참사가 일어났는데요. 대부분 사인이 질식에 의한 심정지로 확인이 됐는데 이게 어떤 상황인 겁니까?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대부분은 압사를 이야기를 하는데 압사라는 건 사실 이제 어떤 물체나 어떤 무게감이 있는 것들에 눌려서 사망하는 경우를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망의 원인은 거의 이제 호흡을 못 하게 되는 질식사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마 이런 지금 진단명 또는 진단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교수님도 동료 의료진들 통해서 좀 당시 상황을 들으셨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저희 병원에 이제 한남동 병원에 근무했던 우리 동료들을 통해서 이제 이야기를 이제 들었고요. 그런데 중요한 건 환자들이 처음에 왔을 때는 이제 한 명 정도가 심정지 환자가 온다라고 이제 연락을 받았고 그다음에 바로 이어서 2명째가 왔고 2명이 심폐소생술 하고 있을 때도 3명, 4명이 계속해서 도착을 한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사실 의료진들도 준비가 좀 덜 된 상태에서 1명당 적어도 의료진이 4명에서 5명 정도가 붙어서 해야 하는 그런 술기이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이게 기하급수적으로 또 얼마나 환자가 늘어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실제로 환자 중에는 한 분 정도만 지금 중환자실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해서 이제 올라가신 걸로 되어 있고 나머지 세 분은 사망하신 걸로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다들 이게 목에 가방끈이 걸려서 아예 그냥 목졸림 현상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는 환자분도 계셨고 그다음에 뭐 팔이랑 그다음에 얼굴, 안면부 이런 데가 다 아예 눌려서 실제로 압박이 심하게 일어난 그런 분들 그리고 피부나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다 많이 문드러져 있는 그런 상황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전달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한 몇십 명가량이 거의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소생이 불능한 그런 분들, 그런 분들이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다 호송이 되어서 실제로 의료진들이 사망 환자를 처리하는 그런 상황들이 굉장히 많았던 걸로 이렇게 좀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이례적인 참사 아닙니까?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너무 이례적이죠. 특히나 이게 서울시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이루어졌다라는 게 우리가 그냥 무슨 어떤 다른 나라에서 이런 축구장에서 문제가 있었다. 난동을 부렸다 이런 것들은 저희가 수시로 접하는 상황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서울시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고 결과론적으로 사고는 났다고 하더라도 사망자가 이렇게까지 많이 나온다는 것은 세월호 이후에 저도 방송을 하면서 똑같이 JTBC 나와서 똑같이 말씀드리지만 좀 참담하다 이런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의료의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번 같은 경우는 실제로는 소방 대응이나 그다음에 디멧이라고 해서 권역센터나 이런 곳에서 실제 의료진이 현장까지 파견 나가는 지금 수도권에는 4개 정도의 디멧팀이 있고 다른 팀이 있어서 15개 팀이 파견을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이런 팀들은 굉장히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진 모습인데 실제로 사망자는 굉장히 많았다라는 것이 저희가 보기에는 굉장히 이례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그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일단 중요한 것은 일단 사고 이후에 대처에 대해서는 세월호 이후에 보건복지부나 소방의 행정안전부 역할이 굉장히 커서 아주 잘 만들어진 걸로 저희가 파악이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예방적인 문제가 되겠죠. 예를 들어서 10만 명이 지금, 지금 계속 10만 명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올림픽주경기장의 관객수가 몇 명인지 아십니까? 6만 7000명인가가 아마 관객일 거고 10만 명을 동시에 입장을 시킬 수 있을 거라고 되어 있을 겁니다. 만약에 10만 명이 올림픽주경기장에 모인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통제와 얼마나 많은 행정력이 거기에 투입이 되겠습니까? 여기에는 실제로 전혀 우리가 예측을 못 했다라고 이야기한다라는 것은 조금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고 실제로 이게 예방이 안 됐기 때문에 압사 이후에 단계를 아무리 많은 의료진이 뛰어오고 아무리 많은 좋은 장비가 간다고 해도 이걸 구출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그런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오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그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다, 인력을 더 배치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좀 주시는 건가요?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실제로는 매년 똑같은 인원이 왔을 때 큰 문제가 없었다. 제가 보기에는 제가 응급의학을 전공을 하지만 모든 안전사고는 거기서 발생을 합니다. 그러니까 항상 똑같은 상황에서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괜찮아 이 말이 굉장히 무서운 말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어제 저희 동료 간호사가 이태원 근처를 갔었더라고요. 그런데 그 시간대 직전에 실제로 너무 무서워서 나왔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현장에서 거기 근처를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 인파에 휩쓸리는 게 굉장히 두려웠다라는 이야기를 전할 정도로 실제적으로는 그 인원의 숫자가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너무 과할 정도였다라는 것들은 많이 입증이 되고 있는 그런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경우에는 골든타임이 몇 분 정도 됐을까요?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실제로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은 3 내지 5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요한 건 이런 아까도 방송에서 보셨겠지만 5겹, 6겹으로 계속 쌓여 있었다. 그리고 뭐 어떤 청년의 울부짖는 소리,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라고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은 그걸 한 명, 한 명을 걷어내는 것 자체가 그 무게감이랄지 그다음에 방향을 잡아서 어디로 뺄지가 여러 사람들이 겹쳐 있다 보니까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사람을 일단 구조해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이후부터의 사실은 시간이 응급처치의 시간이 될 텐데 실제로 그걸 끄집어내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골든타임 3 내지 5분은 전혀 여기에는 의미가 없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앵커]
방금 스튜디오에서 저희 목격자분 연결 같이 들으셨는데 마찬가지로 본인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그렇다하더라도 이미 좀 골든타임을 놓쳤다라고 보시는 건가요?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실제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분들의 어떤 상태들을 쭉 이야기를 들어봤을 때는 사실 압사나 이런 질식을 통해서 일단은 심정지가 된 상태에서 일단 꺼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거고 시간이 소요되면 될수록 또 소생률이 10%씩 1분이 지날갈수록 소생률이 떨어진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아마도 심폐소생술을 정말 열심히 해 주셨고 정말 이번에 구급대원들도 너무너무 고생하셨지만 실제로 심폐소생술만으로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연말연시 맞아서 많은 행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타종행사도 있고요. 많은 인파가 모이잖아요. 이럴 경우에 앞으로 좀 어떤 조치를 하면 좋을까요?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일단 중요한 건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예전에도 괜찮았지라는 생각을 버리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원이 많이 일단은 밀집되는 곳에서는 동선 파악이 좀 반드시 되어야 될 것 같고 또 한 가지는 거기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가능한 이런 응급처치, 교육 이런 것들은 정말 많은 곳에서 교육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교육들을 좀 받으시고 그다음에 가능한 한 위험한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더 접근을 안 하시려고 하시는 예방 조치가 우선이라는 것을 필히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인파가 많이 몰리는 경우에 가슴 앞 공간을 확보한다든지 이런 방법들은 유효합니까?
[김호중/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당연히 유효합니다. 일단은 눌려서 압박될 수도 있지만 사람이 너무 몰리게 됐을 때 내 앞에 있는 공기가 부족해서 산소가 부족해서 질식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끔 그런 곳으로 일단 본인이 들어가는 게 우선인 거고. 저렇게 갑작스럽게 밀집스러운 공간에 섞이게 됐을 경우에는 빨리 빠져나오는 것들이 일단 우선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김호중 교수였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3명 압사했는데…장관 "우려할 정도 인파 아니었다"
- [인터뷰] "예측 못했다? 이해 안 돼" 응급의료 전문가가 본 '이태원 참사'
- '도미노 압사' 얼마나 비좁았나…군중충돌 실험 영상
- 100명 넘게 숨졌는데…바로 옆 골목에선 떼창에 춤판
- 윤홍빈, 이태원 참사 목격 "직접 CPR 실시했지만 못 살려"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