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취업 상경 20대 딸, 고향 친구와 함께 참변

2022. 10. 30. 20: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에 취직해 상경한 착한 첫째 딸은 엄마 아빠 잘 있으라는 말도 남기지 못하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뉴스를 본 어머니와 아버지는 전날 '친구 만나러 이태원에 간다'는 딸과의 통화가 떠오르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단짝과 '이태원 놀러 간다'는 말에 부모는 "갔다 와. 다녀와서 면접 준비해"라며 흔쾌히 승낙했지만 그게 딸 아이와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몰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에서 한 외국인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서울에 취직해 상경한 착한 첫째 딸은 엄마 아빠 잘 있으라는 말도 남기지 못하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뉴스를 본 어머니와 아버지는 전날 '친구 만나러 이태원에 간다'는 딸과의 통화가 떠오르며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은 부재중 통화만 수십 통 쌓여가자 불안은 무슨 일이 생겼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답답한 마음에 부모는 집 근처 파출소로 뛰어갔고, 확인한 딸 아이의 휴대전화 위치는 '이태원'이었다.

부모는 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하자마자 바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온갖 곳을 수소문하며 자식을 찾았지만, 돌아온 건 눈 감은 딸 아이의 모습이었다.

심폐소생술(CPR) 흔적조차 없는 딸의 모습은, 살려보려는 누군가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떠난 것 아니냐는 생각에 부모의 마음은 두 번 찢어졌다.

항상 웃고 밝았던 첫째 딸, 올해 2월 입사 시험에 합격해 서울로 혼자 상경한 후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공부도 이어왔다.

최근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단짝과 '이태원 놀러 간다'는 말에 부모는 "갔다 와. 다녀와서 면접 준비해"라며 흔쾌히 승낙했지만 그게 딸 아이와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몰랐다.

다음 주 광주에 오기로 했던 딸을 기다리던 부모는 이날 오후 세상을 떠난 자식과 함께 광주로 왔다.

휴대전화 앨범에 저장된 딸 아이 사진에서 한참 눈을 떼지 못하던 어머니는 "아이가 너무 예뻐요. 꽃다운 나이잖아요. 아직 할 일도 많고 결혼도 해야 하고…" 라며 "아직 아이 마지막 모습을 못 봤어요. 보면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 같아서 지금도 못 보겠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인파가 그렇게 많은데 어떻게 통제하지 않을 수 있냐"며 "지금도 애타는 부모들이 많이 있을 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이태원을 갔던 A씨 친구의 빈소도 이날 자정께 같은 장례식장에 나란히 마련될 예정이다.

sij@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