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명 숨진 '이태원로27가길'‥날 밝아도 참사 흔적 그대로
[뉴스데스크] ◀ 앵커 ▶
이태원 참사 현장의 참혹한 모습은 날이 밝으면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몸을 빼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달됐던 생수병부터, 심폐소생술을 위해 벗어둔 옷가지까지‥
골목에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 했던 지난밤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태원으로 통하는 길목은 여전히 순찰차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지하철 1개 역 거리를 걸어 들어가보니, 사고 현장에 가닿을 수 있는 도로는 널브러진 쓰레기와 끊어진 통제선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취재진과 경찰 수십 명씩이 몰려 있는 좁은 골목.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된 이 골목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입니다.
생사를 넘나들었던 이들에게 전달됐던 작은 생수병 수십 개가 현장에 그대로 있고, 통제선 바깥에 버려진 흰색 수건 두 장은 부상자들을 처치하는 데 쓰였는지 본래 색깔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보행도 호흡도, 맥박도 의식도 없이 구조된 사람들에게 놓였던 검은색의 '사망' 판정 분류표도 보입니다.
희생자 수십 명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던 이곳 현장에는 핼러윈 파티를 준비했던 용품들이 어지러이 놓여 있고, 이쪽으로 와 보시면 원활한 심폐소생술을 위해 벗어던진 머리띠들과 인형탈, 그리고 남성용 양말과 여성용 스타킹까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신혁부/이태원 주민] "이렇게 큰 일이 났는지는 몰랐고 안타깝죠. 한창 좋은 나이에, 앞으로 살 날이 많은데‥"
사고 현장은 서너 명만 나란히 서도 좌우로 꽉 차는 골목입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 너무 좁아서 햇볕조차 들지 않는 골목들이 주말 밤 핼러윈 인파를 떠안았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과 동일한 구조의 바로 옆 골목입니다.
이렇게 좁고 가파른 골목에 사람이 몰리면서 희생자들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채 고립됐습니다.
좁은 골목에 있던 노점과 핼러윈 화장을 해 주던 가판대 등도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레이건 상와/콩고 국적] "사람들이 다 해밀톤 호텔 뒤쪽으로 가는 거예요. 사람이 엄청 많아서, (그럼에도) 여기 차가 왔다갔다 하고 있었어요. 원래는 핼러윈 때는 이렇게 하면 안 돼요."
CCTV와 NHK 등 주요 외신 기자들은 현장에서 매 시간 생중계를 하며 이번 사고를 전세계에 타전하는 모습이었고, 할 말을 잃은 채 황망한 광경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모인 건너편 인도만이 북적였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 김재현/영상편집: 정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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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우람 김재현/영상편집: 정선우
손하늘 기자(sona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22203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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