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발 동동 구른 가족들‥희생자 39곳 나뉘어 안치
[뉴스데스크] ◀ 앵커 ▶
순식간에 발생한 압사 사고에 백 명이 넘는 희생자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숨지면서 시신을 안치할 병원이나 장례식장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근처 체육관에 수십구의 시신을 임시로 안치해야 했는데요.
가족이나 친지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 한 이들은 병원과 체육관을 오가면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남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
구급차들이 줄지어 들어옵니다.
청년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체육관 옆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누군가 찾으려 달려온 듯한 한 중년 여성은, 도착하자마자 눈물을 터뜨립니다.
이태원에 갔다던 아들, 딸, 동생과 연락이 끊긴 가족들은 이곳저곳 수소문한 끝에 이곳으로 몰려왔습니다.
[실종자 가족] "이 근처에 휴대폰 신호가 뜬다고 해서 왔어요. 친구는 이제 깨어났대요. 아들은 넘어질 때 뒤에 따라왔다고‥"
[실종자 가족] "같이 간 친구도 연락 해봤는데, 걔도 다쳤다고 그래서, 다치고 휘말린 것 같아서 찾으러 온 거예요."
이태원 현장에는 의식을 못 찾은 희생자들 시신 수십 구가 담요에 덮힌 채 한동안 길에 놓여있었습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많은 희생자들이 숨지면서, 시신을 옮길 병원 영안실이나 장례식장조차 확보하기 힘들었던 겁니다.
결국, 체육관에 임시 안치소를 만든 뒤 45명의 시신을 잠시 보관해야 했습니다.
[최성범/서울 용산소방서장] "사망자는 원효로에 있는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안치하기 위해서 저희 구급대가 이송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거나 누가 어디로 이송됐는지 파악하는 것도 어려워,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저희도 방법을 몰라서 이렇게 있는 거예요. 신고했는데 연락 안와요. 친구하고 이태원 왔는데 저희 딸이 연락이 안돼서‥"
[실종자 가족 "지문감식 다 끝나서 몇살 몇살 불러주거든‥ 여기 안 온 것 같아."
동이 틀 때까지 체육관 앞을 지켰지만 가족과 친구의 생사조차 확인 못한 채 발길을 돌린 이들도 있었습니다.
희생자들은 서울 시내 시설로는 모자라, 4~50km 떨어진 경기도의 병원과 장례식장까지 모두 39곳에 나뉘어 안치됐습니다.
MBC뉴스 남상호입니다.
영상취재: 최인규/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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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호 기자(porcoross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22196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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