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전 광복회장 투병 중 별세···향년 78세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30일 암 투병 중에 별세했다. 향년 78세.
1944년 중국 충칭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서울대 재학 중 박정희 정부의 한·일회담 반대 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됐다. 1972년 공화당 사무처 공채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생긴 민주자유당 합류를 거부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꼬마민주당을 창당했다. 1992년 민주당 소속으로 대전 대덕구에서 제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97년 꼬마민주당과 신한국당의 합당으로 한나라당 소속이 됐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해 당대표를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는 비공개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대전 대덕구에서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소속으로 당선됐고, 2004년 제17대 총선 때는 같은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2006~2008년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내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참여해 스크린쿼터제를 지키고 개성공단 제품도 한·미 FTA 혜택을 받도록 기여했다. 1995년 일제 잔재인 ‘국민학교’ 명칭을 초등학교로 바꾸는 교육기본법 개정을 이끌었다.
독립운동가 자손으로 태어난 이력으로 2000∼2017년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회장, 2011∼2017년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2009년 정계 은퇴 이후 2019년 광복회장이 됐지만, 광복회가 국회에서 운영하는 카페 수익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올해 초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원래 임기는 2023년 5월까지였다.
국가보훈처의 광복회 특정감사에서 8억원대 비리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지난 8월 검찰에 고발됐다.
유족으로 배우자 진옥선 가천대 명예교수 등이 있다. 발인은 다음달 1일이다.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빈소 없이 가족장으로 치르며 조문과 조화는 사양한다고 밝혔다. 고인은 생전 운영하던 강원 인제 약초학교에 안장될 예정이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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