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尹 대통령 탓"… 참사에 정치색 입힌 남영희

논란 거세지자 SNS 글 삭제
윤희숙 "정치병자라도 지나쳐"

윤희숙(왼쪽) 전 국민의힘 의원과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남영희 SNS,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남영희(사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핼러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이라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삭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남 부원장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린 해명글에서 자신의 발언 취지와 맞지 않는 '웃는 사진을 내려 달라'고 언론에 요구하면서도 종전의 자신의 주장을 굽히진 않았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 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청와대 이전 때문에 일어난 인재다.

평소와 달리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라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라며 "졸속적으로 결정해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다. 여전히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출퇴근하는 희귀한 대통령 윤석열 때문"이라고 정치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축제를 즐기려는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 윤 대통령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며 "이상민 행정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퇴하라. 이게 나라냐"라고 주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남 부원장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적절한 글을 올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남 부원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 사진과 함께 "앞뒤사정 파악되면 이런 비극이 절대 다시 없도록 제대로 징비록을 쓰자"며 "그런데 아무리 '정치병자'들이라도 좀 사람 도리는 버리지 말자"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부원장의 해명글도 논란을 키웠다. 그는 "3시간 전에 쓰고 당론이 정해진 후에 내린 제 페이스북 글을 기사화 하셔도 무방하나, 저는 2030세대인 제 아들과 딸에게 생긴 사고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슬픔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부디, 게시글에 부합하지 않는 몇 년 전 웃는 사진은 내려주시기 부탁드린다. 슬픔에 잠긴 사람을 조롱하는 잔인한 행위다. 다시 한 번 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은 일절 없이 사진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네티즌들 역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12시간 전 글, 그 글 수정본, 그리고 이 글. 3번 연속 크게 실수하고 계신다. 글 쓰면 쓸수록 더 실수하실 것 같다. 이건 진영문제나 감성문제가 아니라 님의 지능 문제다", "사람이 150명 넘게 죽었는데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을 해? 당신 아들, 딸이 죽었어도 지금 당장 윤석열 탓부터 할 거냐…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애도의 시간이란 게 있는 것 아니냐… 이번 일 가지고 어느 쪽이든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역풍 각오해야 할 거다", "청와대에서 일했으면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알법하지 않나. 지금 변명할 때인가. 또 남 탓하고 있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남 부원장을 비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