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 154명…국가애도기간·특별재난지역 선포(종합3보)
내일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운영…총 4024건 실종자 접수
(서울=뉴스1) 윤수희 유새슬 박재하 김규빈 박기현 전준우 기자 =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복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4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31일 집계됐다. 정부는 11월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가 발생한 서울시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54명(외국인 26명) 부상자는 149명(중상 33명, 경상 116명)이다. 전날 오후 11시보다 사망자는 늘지 않았지만 부상자는 17명 늘었다.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저녁 "사망자 153명(외국인 26명)의 신원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신원을 파악 중에 있다"며 "현재 유족에게 통보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날 오후 5시 기준 총 4024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말 참담하다"며 "오늘부터 사고 수습이 일단락될 때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국정의 최우선순위를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젯밤(29일) 핼러윈을 맞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비극과 참사가 발생했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은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비통해할 유가족에게도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장례지원과 아울러 가용 응급 의료 체계를 총가동해서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의료 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 무엇보다 사고 원인의 파악과 유사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향후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발표한 뒤 바로 이태원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어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해 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尹대통령, 국가애도기간·재난특별구역 선포…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
정부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30일부터 다음달 5일 24시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31일 오전부터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용산구도 이태원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대응 방안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지난 새벽 대통령 주재 회의 직후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설치하고 각 부처는 수습본부를,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가동해 사고 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애도 기간에 전 공공기관과 재외기관에 조기를 게양하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은 애도를 표하는 리본을 패용하기로 했다. 또 전 부처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은 애도 기간 동안 시급하지 않은 행사는 연기하고 부득이 개최할 경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3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고 "사고가 일어난 지 만 하루도 안 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것은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이태원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둔다는 오늘 오전 담화문 발표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 또는 사회 재난 발생으로 국가의 안녕 및 사회질서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선포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자체는 피해 복구를 위해 국비를 지원받게 된다. 정부는 조만간 구체적인 지원금 규모 등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처음으로 선포된 사례는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최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당시에는 대구 중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경기 안산과 전남 진도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수습한 바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30일 브리핑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의를 거쳐) 유족에게는 위로금을, 다친 분들에겐 치료비, 돌아가신 분들에게는 장례비, 그 밖에 필요한 일체의 지원을 하게 된다"며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합동으로 상당 수준으로 지원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에 대한 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다 하고 외국인 사상자에 대해 재외공관과 적극 협의해 지원에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며 "사망자는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과 합동으로 장례지원팀을 가동하고 부상자 치료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3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상황실을 방문해 "국립중앙의료원은 응급상황 관리의 컨트롤타워"라며 "현장에서 환자 이송과 치료에 부족함이 없는지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적시에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희생자 빈소를 조문한 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수술을 받은 부상자를 위로했다. 한 총리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이 마음 아픈 것처럼 저도 마음이 아프고 참담하고 고통스럽다"며 "없어야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총 4024건 실종자 접수, 부상·사망자 59개 병원 분산배치…경찰배치 논란
전날 이태원에 10만명의 인파가 몰린데 비해 경찰 인력배치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 이 장관은 "그 전과 비교할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며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데 통상과 달리 소방,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하는 걸로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거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어 "서울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과 경비 인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 경찰, 경비 병력 상당수는 광화문 쪽으로 배치돼있었다"며 "이태원은 종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평시와 비슷한 수준의 병력이 배치돼 있었다"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30일 오후 5시 기준 총 4024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화 접수가 3932건이고, 방문 접수는 92건이다. 실종 전화접수는 20개 회선의 전화와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받고 있다. 방문접수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 받고 있다.
사상자들은 현장에서 순천향서울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여의도병원 등으로 이송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응급실 과부하 우려에 "부상자, 사망자는 수도권 59개 병원에 분산 배치하고 있다"며 "부상자에 대해선 대통령 지시대로 공무원, 지자체, 의협 등과 협력해 밀착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42개 장례식장에 분산 안치 돼 있는 사망자에 대해선 서울시에서 2인1조로 팀을 구성해서 지원하고 있다"며 "복지부와 장례문화진흥원이 같이 지원해서 차질 없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15분 최초 신고를 접수했으며 10시43분 대응 1단계, 11시13분 2단계, 11시50분 3단계를 각각 발령했다.
birako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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