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게 숨졌는데…바로 옆 골목에선 떼창에 춤판
참사가 발생한 시각, 이태원의 다른 골목은 마치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떼창을 부르고, 춤을 추는가 하면 새벽엔 클럽 앞에 대기줄까지 늘어섰습니다. 구조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경찰과 소방이 귀가를 요청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줄로 늘어선 소방차 옆에서 다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박자에 맞춰 춤을 춥니다.
사고 발생 직후 사상자의 심폐소생술과 구조가 이뤄지고 있던 시각, 바로 근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태원의 다른 골목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참사가 난 지 1시간 넘게 지난 밤 12시 쯤, 사고 발생 지점에서 약 2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술집 테라스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찼습니다.
결국 구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경찰이 시민 통제에 나섭니다.
호루라기를 불고 읍소해보지만…
[경찰관 : 원활한 구조활동을 위해 지금 즉시 귀가할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돌아오는 건 조롱과 짜증이었습니다.
[아, 몰라. 아, XX 짜증나.]
핼러윈 복장을 한 사람들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는 사이, 어느덧 시간은 흘러 새벽 3시가 됐습니다.
이때는 사망자의 시신을 체육관으로 옮기기 시작하던 시각입니다.
그런데도 바로 건너편 골목에선 여전히 클럽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불의의 사고로 생사를 오가고, 누군가는 한 사람이라도 더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이렇게 외쳤지만…
[소방관 : 구급차가 빨리빨리 빠져나가야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새벽까지 이태원을 떠나지 않고 핼러윈의 밤을 즐긴 이들에겐 전혀 가닿지 않았습니다.
(화면출처 : 트위터 'veryroong')
(영상디자인 : 이창환)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뒤로" 외쳤지만 순식간에…사고 직후 혼돈의 순간들
- 남영희 "참사는 청와대 이전 때문"…논란 일자 글 삭제
- "안타까운 사고…" 김혜수·손흥민·샘 해밍턴, 이태원 참사 애도 물결
- "제발 아이 생사만이라도"…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 당시 목격자 "사람들 대부분 다리 깔려 꺼내지 못 해"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