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악몽 같은 이태원 참사, 이런 인재 다시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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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이태원동에서 29일 밤 150명 넘는 사망자를 낸 압사 사고가 빚어졌다.
폭 4m 내외의 좁은 경사로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던 군중 중 일부가 먼저 넘어진 뒤 수많은 사람들이 도미노 게임처럼 겹겹이 쓰러져 대형 압사 사고를 빚었다는 추론이 제기된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부는 이날 압사 사고의 현장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오죽하면 주요 외신들이 스포츠 및 종교행사 등을 계기로 벌어진 역대 최악의 압사 사고들을 재조명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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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최우선 가치 삼아야
이번 참사는 이태원 곳곳에서 열렸던 핼러윈 파티에 참석한 수만명의 인파 중 일부가 호텔 옆 골목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빚어졌다. 폭 4m 내외의 좁은 경사로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던 군중 중 일부가 먼저 넘어진 뒤 수많은 사람들이 도미노 게임처럼 겹겹이 쓰러져 대형 압사 사고를 빚었다는 추론이 제기된다. 이로 인해 안타깝게도 무고한 시민 누군가의 아들과 딸인 10~20대를 비롯해 다수 희생자를 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정부는 이날 압사 사고의 현장인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30일부터 오는 11월 5일 24시까지 일주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다만 이런 사후약방문격 조치보다 현시점에서 더 시급한 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일이다. 앞으로 유사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고가 수해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말미암은 게 아니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오죽하면 주요 외신들이 스포츠 및 종교행사 등을 계기로 벌어진 역대 최악의 압사 사고들을 재조명했겠나. 이달 초 인도네시아 축구경기장에서 100명 넘는 관중이 압사하는 사고 등을 새삼 들춰내면서다. 그로부터 한 달도 안돼 우리나라 수도에서 이처럼 후진적인 사고가 불거졌으니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참에 서울시와 관할 구청은 물론 정부도 사고 예방에 소홀한 점이 없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3년 만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핼러윈을 앞둔 시점에 경찰 인력을 너무 적게 배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와 무관치 않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시민들도 부지불식간에 안전불감증에 젖어든 게 아닌지를 성찰해야 할 시점이다. 구조현장 부근에서 일부 인파가 이른바 '떼창'을 하는 영상이 온라인으로 퍼질 정도니 말이다.
일찍이 저명한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21세기를 위험사회로 명명했다. 그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전쟁이나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재난이 빈번해지고 그 위험은 지역·계층에 관계없이 평준화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이 "청와대 이전 때문"(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공격은 무책임해 보인다. 근거도 희박한 데다 반사적인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엿보여서다. 정부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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