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고 열악했지만…절박한 순간 함께 나선 시민들

임지수 기자 2022. 10. 3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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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곳 이태원엔 좁은 골목이 많습니다. 사고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좁은 곳에서 이어진 열악한 구조 과정은 피해자들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심폐소생술에 뛰어들고 들것을 밀며 힘을 보탰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밀려든 인파에 깔린 수백명이 숨을 헐떡이며 구조를 기다립니다.

모포에 싸인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들것에 실려 나옵니다.

[목격자 : 숨을 못 쉬고 가만히 누워서 다들 숨을 헐떡이시더라고요. 그쪽이 좁고 오르막길이다 보니 거기서 한 분이 넘어지면 이게 도미노처럼…]

깔린 사람들로 가득 찬 골목엔 차량 진입이 어려워 구조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기 어려웠습니다.

한 시가 급한 상황, 지나가던 시민들도 앞다퉈 나섰습니다.

들것을 함께 밀고, 평소 배워둔 심폐소생술을 실행하며 한 사람이라도 살리기 위해 힘을 보탰습니다.

[목격자 : 제가 CPR을 하는 도중에 맥박을 다 체크했는데 전부 다 맥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다리에 마비가 왔다고 합니다.]

무게에 짓눌려 꿈쩍 않는 사람들을 온 힘 다해 끄집어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목격자 : 외국인분이 고통스러워하셔서 끄집어내려고 했는데 쌓이면 쌓일수록 무게가 엄청나잖아요. 아무도 못 끄집어냈어요. 이해가 안 됐어요.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고 있는 거지.]

턱없이 부족한 경찰과 구조 인력을 대신해 상인들도 나섰습니다.

[주변 상인 : 사람들이 통제가 안 되니까 거기 있던 펜스나 차단봉 같은 거 다른 가게들 것까지 다 빼 와서 통제하고 있었고.]

생사의 위기를 오가는 사람들을 눈 앞에 둔 시민들도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목격자 : 혈액순환 도와드리려 팔다리 주물렀는데, 그분들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고…]

[영상취재/김대호 : 영상편집 김동훈]

피해자들은 공포스러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상대방 얼굴에서 마스크를 내려 호흡을 도와주는 등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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