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고 피해 커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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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믿지 못할 참사 소식에, 국민들 모두 충격 속에 하루를 보내셨을텐데요, 이태원 압사 참사,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왜 이렇게 피해가 클 수 밖에 었던 건지, 사회1부 최주현 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단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무엇이 이렇게 화를 키웠나요?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조사중이지만, 전문가들은 크게 2가지를 원인으로 보고 있거든요.
바로 좁은 골목과 마치 밀물 처럼 밀려들던 인파입니다.
[질문2]앞서 리포트에서도 봤지만 골목이 상당히 좁아 보이던데 좁은 것만이 문제는 아니었겠죠?
참사가 발생한 골목을 보면요.
서울 용산구 해밀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아주 비좁은 골목이었습니다.
이 한 곳에서 사상자가 쏟아진 건데요, 골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골목의 위치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요.
이태원로 큰길에서 이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골목 사이사이에 식당, 술집 등이 몰려 있는 세계음식거리가 있습니다.
어젯밤도 이 음식거리에 많은 인파들이 몰려 든건데요.
당시 목격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본인 힘으로 이동하는게 어려웠다, 그저 인파에 떠밀려 다녔다고 말했는데요.
인파 속에서도 "위험하다", "뒤에서 밀지 말자" 등의 우려 섞인 말들과 고성이 오갔다고 합니다.
현장에는 나이가 어린 자녀들과 동반한 시민들도 있어 더욱 우려가 컸다고 합니다.
사고가 난 좁은 골목.
이 음식 거리에서 이태원로 방향으로 나가는 출구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길이는 40미터, 폭은 3.2미터로 면적이 불과 125제곱미터, 40평이 조금 안 되는 공간입니다.
여기에 경사도가 10% 그러니까 약 5도 정도인데요.
평상시에는 가볍게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는 길이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본인 의지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인파 중에 한 명이라도 넘어질 경우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는 겁니다.
목격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정민/ 이태원 사고 목격자]
"내리막길이다 보니까 여기서 한번에 다 넘어졌어요. 한 두 분이 앞에서 넘어지시니까 뒤에서 우르르르 쌓여가지고. 5겹 6겹으로 계속 쌓여 있었어요. 밑에 사람들은 아예 의식이 없었고 숨을 못 쉰다고 해서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질문3]넘어질 경우 그대로 일으켜 세우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더라고요. 구조가 어려웠던 건가요?
현장에서 저희 취재팀이 촬영했던 영상부터 살펴보시면요.
구급대원부터 지나가던 시민들까지 사고가 발생하며 서로 뒤엉킨 시민들을 어떻게든 꺼내려고 애를 쓰지만 잘 안됩니다.
전문가들은 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에 몰리는 것만으로도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일례로, 얇은 공책을 수직으로 높게 쌓아올렸다고 가정을 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아랫쪽일수록 더 많은 압력을 받기 때문에 가장 아랫쪽에 위치한 공책을 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죠.
[질문4]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성인들이 십 톤이 넘는 하중에 피해가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도 나와요?
네, 65kg 정도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 100명이 인파에 휩쓸리게 될 경우, 산술적으로는 6.5 톤 가량의 힘이 실리죠.
하지만, 이번 참사처럼 비탈길에서 넘어질 경우 밑에 있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압력이 18톤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전문가 설명 먼저 들어보시죠.
[함은구 /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65kg의 몸무게를 가진 사람들이 100명 정도 중첩된 상황이라 했을 때는 문헌적으로는 18톤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는 양이다 알려지고 있거든요. 누워있는 사람 몸에, 면적에 누르는 힘이 60~70kg 하중들이 고루 압력을 전달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압사의 형태로 나타날 공산이 굉장히 크죠."
결국 가장 아래에서 압력을 받던 사람들은 가슴 등 신체에 압력을 받으면서 산소 부족으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게 되는 겁니다.
이후 심장이 작동을 멈추는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됐을 땐 3분, 4분의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하는데요.
인파 속에서 사람을 빼내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질문5]인파가 많은 만큼 피해가 컸던 것 같은데 인파가 많이 몰린 이유가 있나요?
오늘 소방 브리핑 내용에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 중 하나는 10대 20대 사상자가 가장 많았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핼러윈이라는 행사가 갖는 특별함도 한 몫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귀신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축제인데, 미국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릴 때부터 영어 유치원이나 또래와 함께 핼러윈을 경험했던 10대 20대에게는 조금 더 특별한 축제로 인식됐을 수 있다는 건데요.
무엇보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고,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핼러윈 행사가 열렸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인파가 몰릴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서울 이태원에서 핼러윈 행사가 열리긴 했습니다만
이번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요.
이번주 금요일부터 사고가 발생한 어젯밤, 그리고 오늘 저녁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을 방문할 인원만 13만 명 가량이 추산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문6]인파가 많다보니 구조가 어려웠을까요?
사실 어제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저희 취재팀이 현장에 갔는데요.
지금 보여드리는 영상을 보면 사고가 난 골목길에 상인들이 좌판을 놓고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것들도 통행에 차질을 주면서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겁니다.
거리에 나와있던 많은 인파가 구조 활동에도 큰 어려움을 줬는데요.
주변 지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 사고가 발생한 골목 자체가 이태원로의 왕복 5차선과 바로 마주하고 있다는 점은 장점인데요.
인파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구조 활동이 어려웠습니다.
앞쪽에 발생한 끼임 사고를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파가 뒤로 가야 했는데, T자 거리를 가득 매울 만큼 인파가 많기도 했고 구급대원들의 접근도 어려웠습니다.
당시 일부 가게가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하면서 한꺼번에 시민들이 밖으로 나온 가게도 있었다고 하고요.
거리에 사람이 많다보니, 골목의 앞부분부터 조금씩 구조 활동이 진행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구조 활동에 큰 장애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서울 이태원을 찾았던 시민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네, 사회1부 최주현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잠시 후에는 사회1부 박건영 기자와 사망자 신원 확인 상황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최주현 기자 choigo@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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