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명 압사했는데…장관 "우려할 정도 인파 아니었다"
지난 3년간 축제를 참아왔던 만큼, 이번 핼로윈 때 사람이 폭발적으로 몰릴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거죠. 그런데도 최소한의 예방 조치는 없었습니다. 153명이 숨졌는데도 행정안전부 장관은 '우려할 정도 인파는 아니었다',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무정차 조치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면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건 아니고…]
150명 넘게 숨졌지만 행정안전부 장관은 '우려할 정도 인파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좁고 낡은 이태원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 통제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사고 위험을 낮출 대비책조차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난 골목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입니다.
출구에서 올라오는 인파와 골목길을 내려오는 행렬이 서로 엉켰습니다.
사람이 몰릴 시간대, 지하철 무정차 통과만 했더라도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8일 비슷하게 사람이 몰렸던 여의도 불꽃 축제 때는 무정차 운행으로 흐름을 분산시켰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 (배치) 경찰 병력은 정확히는 제가 파악하고 있지 못합니다만… 경비 병력 상당수는 광화문 쪽으로 배치됐었고요.]
사고 12시간이 지나도록 주무 장관은 현장 인원이 얼마였는지 몰랐고, 현장 경찰 200여 명 대부분은 마약 사범을 단속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용산구청에서 나온 인력 대부분은 코로나 방역 계도 요원이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방역수칙 점검이라든지 특별 방역 했었고요. {인파가 많이 몰릴 것에 대한 대책은 없었던 거네요.} 현장에서 지도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한계가 있죠.]
서울 한복판에서 10만 넘는 인파가 모였지만 안전 대책은 사실상 시민들 각자에게 맡겨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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