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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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맞아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사상 초유의 압사 참사가 벌어졌다.
서울시와 용산구,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경찰청이 30일 용산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를 통해 사고의 전말이 나오겠지만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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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을 맞아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사상 초유의 압사 참사가 벌어졌다. 30일 오후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50명을 넘어섰고, 추가로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이번 참사는 이태원역 인근 폭 4m가량의 경사지고 비좁은 골목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지불식간에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3년 만에 거리두기가 사라지면서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은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앞사람이 먼저 넘어지고 뒤 따르던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고 한다. 탈출구가 없는 뒷골목에서 치명적인 병목현상이 발생해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소방대원이 도착했지만 거리를 뒤덮은 인파로 한동안 진입조차 하지 못해 사태를 키우게 됐다. 1시간 이상 인파에 깔려 있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사람도 있다고 하니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외국의 축구장이나 성지 순례지에서 나오던 후진국형 참사가 서울 도심에서 발생했다니 믿기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비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하루 전날인 28일 금요일 저녁만 하더라도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걷기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최소한 핼러윈 파티가 절정에 이르는 토요일 저녁부터라도 통행량을 관리해 움직일 공간을 확보했으면 비극적인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사후약방문이지만 한시적으로 이태원역을 지나는 지하철을 무정차로 통과시켰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와 용산구, 경찰의 안일한 대응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경찰청이 30일 용산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를 통해 사고의 전말이 나오겠지만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낳은 비극이 분명해 보인다. 사태 발생을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로 볼 수밖에 없다. 사태 수습과 함께 하루빨리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당국이 어떤 행정 조치를 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차제에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역 축제의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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