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 자금경색`에 기업대출 늘리고 가계대출 옥죄기

강길홍 2022. 10.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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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기업 대출 활성화에 동원된 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옥죄면서 서민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불편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의 자금 조달을 은행 대출로 돌리거나 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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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융사 해외채권 발행 유도
한전채 등 은행대출로 돌리기도
금융위, 여대 규제비율 완화키로
서민들, 돈빌리기 점점 어려워져
지난 28일 서울 시내 한 은행의 금리 안내문 모습이. 연합뉴스

정부가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으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기업 대출 활성화에 동원된 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옥죄면서 서민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불편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해외채권 발행을 유도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시장 안정 효과도 있는 해외 자금 조달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해외채권 발행은 환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발행을 자제시켜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자금 시장을 고려하면 해외채권 발행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 시장의 블랙홀이 되고 있는 한전채의 해외 발행이 유도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의 자금 조달을 은행 대출로 돌리거나 해외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도록 요청했다.

금융위도 최근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에 시장 경색 상황을 고려해 산금채를 비롯한 특수채 발행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국내 발행을 줄이는 대신 해외에서 발행을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금융당국은 또 예대율 규제비율을 은행은 100%에서 105%로, 저축은행은 100%에서 110%로 완화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을 뜻하며, 비율이 높아지면 대출 여력도 늘어나게 된다. 이를 통해 은행과 저축은행이 추가적인 기업대출에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 예대율 산출시 한국은행 차입금을 재원으로 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제외키로 했다. 예대율 산정방식을 정비함으로써 중소기업 등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다음주 중에 3조원 규모의 채안펀드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을 개시하고, 산은을 통한 증권사 CP 2조원 매입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대적인 자금 투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전방위 조치에 나서고 있는 것과 반대로 서민들을 '돈맥경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전월보다 0.39%포인트 오른 연 5.15%로 조사됐다. 2012년 7월(5.20%) 이후로 10년 2개월만에 5%대를 넘었다.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최고 금리도 나란히 7%를 넘어섰다.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돈 빌리기는 오히려 어려워졌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자금경색으로 금융사들이 가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탓이다. 신용대출은 물론이고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 등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그동안 2·3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축소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최근 시중은행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사실상 가계대출 영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 대출에 소극적인 은행들의 태도로 서민 실수요자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부에서 신규 가계 대출에 대한 승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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